관록의 수원, 열정의 코레일…FA컵 위대한 여정의 끝은?

입력 2019-11-0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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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관록의 수원 삼성이냐, 마지막 열정의 대전 코레일이냐.

프로·아마추어 축구 최강자의 주인공이 가려지기까지 딱 한 경기 남았다. K리그1 수원과 내셔널리그 코레일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을 펼친다.

처음 대진이 정해졌을 때만 해도 역사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수원의 확실한 우위가 예상됐다. 지금껏 수원은 4차례 정상(2002·2009·2010·2016)을 밟았다. 포항 스틸러스와 공동 최다우승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묘하게 돌아갔다. 6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끝난 결승 1차전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은 분명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화력을 집중했다. 그런데 영점이 맞지 않았다. 무의미한 크로스만 남발하는 지극히 단순한 패턴으로는 코레일의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오히려 ‘선 수비-후 역습’ 전략과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코레일이 전반 막판 크로스바를 때렸고, 후반부터 빠른 역습을 시도해 수원을 흔들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린 뒤 양 팀의 공기는 확연히 달랐다. “끝까지 기대되는 경기를 펼친 선수들이 고맙다”는 김승희 감독의 코레일에게 많은 갈채와 환호가 쏟아졌으나 수원의 원정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일부 박수도 있었으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사실 1차전 무득점은 2차전을 좌우할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제 쫓기는 쪽은 수원이 됐다. 원정 다 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무대에서 홈경기의 경우, 승리라는 결과 이상으로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코레일이 한 골이라도 넣으면 수원은 무조건 90분내 승부를 봐야 한다. 0-0으로 끝나면 연장까지 치러야 하고 자칫 승부차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득점을 전제로 비기면 우승팀은 코레일이 된다.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1943년 창단)를 자랑하는 코레일은 과거 내셔널리그 팀이 최고 성과를 낸 2005년 울산 현대미포조선(해체)의 준우승 당시 준결승에 오른 것이 팀 최고 성적이다. 특히 대한축구협회는 내년부터 프로인 K리그1·2와 연계될 K3~K7을 구축시켜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코레일은 프로와 순수 아마추어를 연계할 K3에 안착할 예정이다.

결국 ‘실업’ 타이틀을 달고 뛰는 마지막 경기인 셈이다.

수원은 대회 4강에서 K3리그 화성FC에게 크게 고전했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했고, 홈 2차전에서도 후반 종료직전까지 헤매다 간신히 동점을 만든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결승무대를 밟았다. 코레일은 올 시즌 K리그1 정상에 가장 가까이 선 울산 현대를 32강에서 돌려세운 뒤 강원FC(16강)~서울 이랜드FC(8강)~상주 상무(4강)를 차례차례 물리치며 사상 첫 파이널에 진입했다.

FA컵 최다우승의 영예와 동시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쟁취하려는 수원과 팀 역사에 가장 위대한 족적을 남기려는 코레일의 치열한 드라마는 과연 어떻게 매듭지어질까. 결전의 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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