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영건’ 강원 김지현, 기적으로 성장한 신데렐라

입력 2019-12-02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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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가 열렸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GC 김지현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영건은 김지현(23·강원FC)이었다.

김지현은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감독 6표, 주장 8표, 미디어 52표를 얻어 환산점수 55.59점으로 영예를 안았다.

이는 강원 구단 최초의 수상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K리그는 프로 첫 시즌을 맞이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신인상’을 수여했지만 2013년부터 범위를 23세 이하까지 확대한 ‘영플레이어상’을 주고 있다. 나이뿐 아니라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17경기 이상 출전 ▲데뷔 3년 이하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올해로 프로 2년차를 맞이한 김지현은 그야말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 변변한 연령별 대표팀 경력이 없었음에도 올 시즌 정규리그 27경기에서 10골·1도움을 터트렸다. 쟁쟁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주름잡는 K리그에서 국내 선수의 두 자릿수 득점은 흔치 않다.

라운드 MVP 2회에 선정될 정도로 인상적인 김지현의 경기력에 강원도 활짝 웃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경쟁은 버거웠지만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하며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올해 강원은 팔색조 전략을 바탕으로 한 전방위적인 공격을 시도하는 김병수 감독의 ‘병수 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그 중심에는 최전방부터 측면까지 동시에 책임질 수 있는 김지현이 있었다. 김 감독은 시즌 중 틈날 때마다 “(김)지현이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9월 무릎 부상으로 김지현이 시즌을 조기 마감했음에도 실제로 그를 범접할 만한 또래는 없었다. 0점대 방어율을 뽐낸 전북 현대 수문장 송범근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김지현 임팩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송범근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올랐으나 끝내 수상에 실패했다.

새 시즌, 또 한 번의 날갯짓을 위해 묵묵히 재활에 전념해온 김지현은 “천운을 타고 났다.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 몰랐다. 부족한 실력의 내가 프로에 안착하고 이 자리에 선 것이 기적”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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