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11 없어 더욱 강하다…U-23 김학범호의 아이러니

입력 2020-01-2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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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태국에서 진행 중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순항하고 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수도 방콕 인근의 랑싯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대회 결승 진출을 다툰다. 부담스러운 한 판이다. 이 경기에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향한 한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한국-호주전,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승자는 결승전 결과와 관계없이 7월 개막하는 2020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쥔다. 4강에서 패하면 3·4위전을 반드시 잡아야 도쿄로 향하게 된다.

‘외나무다리 혈투’를 펼칠 호주는 물론, 아시아권 언론들은 한국을 이번 대회 최강자로 꼽고 있으나 정착 한국은 이 대회에서 한 차례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티켓이 놓고 카타르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거둔 준우승이 최고의 성적이다. 2014년 오만, 2018년 중국 대회에서는 4위에 그쳤다.

그러나 U-23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매 경기를 결승처럼 임한 결과,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전도 후반 종료직전 터진 ‘버저비터 결승 골’을 앞세워 연장승부를 피했다.

무엇보다 정해진 베스트11이 없다는 부분은 대단한 강점이다. 다른 팀들은 대개 주전·비주전급으로 구분해 운영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대회 엔트리(23명)를 고루 활용하며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올림픽 본선을 바라보는 테스트로 보는 시선도 있으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대회가 섭씨 33~35도, 평균 60%의 높은 습도 속에 치러지는 만큼 체력 안배는 필수다. 특히 호주는 한국보다 하루 더 쉬며 회복에 전념했다. 김 감독도 결전을 하루 앞둔 21일 “무더운 기후로 체력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한 번 대규모 로테이션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다만 수비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앞선 4경기를 소화한 송범근(전북)이 골문을 책임지고 김진야~윤종규(이상 서울)~이유현(전남)~강윤성(제주)이 좌우 풀백, 이상민~김태현(이상 울산)~정태욱(대구)~김재우(부천)가 경쟁해온 센터백은 최대한 기존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토너먼트는 단단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걸 김 감독은 잘 알고 있다.

확고한 주전은 없지만 강력하고, 단단한 팀인 U-23 김학범호은 마지막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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