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정상 프로젝트 시동’ 서울, 호주 울렁증 깨고 전진 앞으로

입력 2020-02-18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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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ACL 조별리그 E조 1차전 FC서울과 멜버른 빅토리(호주) 경기에서 서울 박주영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리그1 FC서울이 아시아 클럽 정상을 향한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2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왼발로 차 넣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골이 결승포가 됐다.

결전을 앞두고 “우린 준비가 잘 이뤄졌다. 정상궤도로 향하는 준비 과정이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한 서울 최용수 감독은 ACL 첫 홈경기 전승(2013·2014·2015·2016·2020년)의 유쾌한 역사를 이어갔다.

지난달 플레이오프(PO) 단판 승부를 거쳐 조별리그에 안착한 두 팀은 여러 모로 ‘닮은 꼴’이었다. 특히 서로가 상대 리그 팀과의 대결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3년 만에 ACL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서울은 역대 호주 A리그 클럽과의 전적에서 1승(3무2패) 밖에 올리지 못했다. 특히 가장 최근 나선 2017시즌 대회에서 웨스턴 시드니에 안방에서 2-3으로 패하는 등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멜버른도 K리그에 상당히 약했다. 2008년 전남 드래곤즈에게 1승1무로 앞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 이후 성남FC(2010년), 대구FC(2019년)에 2전 전패하는 등 1승7무6패의 초라한 전적을 쌓았다.

물론 차이는 있다. 서울에게는 믿을 구석이 있었다. ACL 커리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게 정상을 내준 2013년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나 서울은 두 차례(2014·2016년) 4강에 올라 꾸준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조별리그 탈락은 2017년이 유일했다.

멜버른은 ACL 단골손님이지만 두드러진 족적은 남기지 못했다. 2016년 16강에 오른 것이 유일한 토너먼트 진입이다. 그 외 6차례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멈췄다. 다만 올 시즌은 초반부터 힘을 냈다. 2018년 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를 꺾고 PO를 통과하더니,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와의 1차전을 1-0으로 이겼다. 최 감독도 “경쟁력을 갖춘 상대”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실제로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서울은 빠른 득점에도 전반까지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힘과 높이를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펼친 멜버른의 역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 감독은 팔을 크게 휘두르며 ‘공격 앞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과감히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들어 서울은 더 빨라졌다. 측면 공략이 좋았다. 후반 26분 아드리아노를 투입해 투 톱으로 전환,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38분 한찬희의 슛이 골대를 맞히는 등 추가골은 넣지 못했지만 큰 위기도 없었다. 서울로서는 최근 국가대표 전 ‘캡틴’ 기성용 복귀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안팎으로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어느 정도 만회한 90분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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