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유벤투스…너희가 아시아 시장 진출?

입력 2019-08-22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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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스포츠동아DB

이쯤 되면 ‘뻔뻔함’이라는 표현을 잊은 듯 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을 자처해온 유벤투스 얘기다.

지난달 한국에서 최악의 결례를 범한 유벤투스가 ‘아시아 시장 진출’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2일(한국시간) 유벤투스 조르지오 리치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말을 빌려 “유벤투스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세리에A에 킥오프 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아시아 팬들이 낮 시간대 세리에A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불과 한 달여 전의 무례함을 전부 잊은 듯한 태도다. 유벤투스는 지난달 26일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구단이자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를 보유한 유벤투스의 방한 소식은 국내 팬들을 설레게 했다.

고가의 티켓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경기 당일 6만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내한은 역대 최악이라는 비난 속에서 마무리됐다. 경험 없는 주최사 더 페스타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유벤투스의 불협화음 속에서 선수단은 예정 킥오프 시각보다 늦게 입장했고, 45분 이상 출전이 보장됐다던 호날두는 1초도 뛰지 않았다. 그밖에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이 킥오프 연기를 요구하는 등 황당한 뒷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BBC는 “유벤투스가 시간 조정을 밝힌 이유는 인기 격차가 현저하게 벌어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따라잡기 위함이다. 아시아 중계권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으나 아시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유벤투스의 행보를 반길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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