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스우스 마네킹 ‘교수형’, 선 넘은 팬심…경찰, 증오범죄 수사 착수

입력 2023-01-27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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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출신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유니폼을 입힌 마네킹이 목에 밧줄을 건 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한 교량에 매달려 있는 것이 발견 돼 경찰이 증오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26일(현지시각) 디애슬레틱, TMZ 등에 따르면 비니시우스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등번호 20)을 입힌 실물 크기의 마네킹은 마치 교수형에 처해 진 듯 목에 밧줄이 걸린 상태로 수 시간 동안 다리에 매달려 있었다. 교량 난간에는 ‘MADRID ODIA AL REAL’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는 ‘마드리드는 레알이 싫어’라는 의미다.

마드리드 더비에서 결승골을 넣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는 이날 밤 열린 ‘마드리드 더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가 이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8강전을 치른 것.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3-1 승리로 끝났다. 비니시우스는 1-1로 맞선 연장 전반 14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정황상 비니시우스 마네킹을 ‘교수형’에 처한 배후는 ATM 팬으로 추정된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장에서 가깝다.

신고를 받은 마드리드 시 당국은 마네킹과 현수막을 곧바로 철거했다. 또한 경찰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간주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트위터 캡처.


라 리가 사무국은 비니시우스 마네킹 교수형을 강력 비난 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라 리가는 “우리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증오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 편협함과 폭력은 축구와 맞지 않는다. 라 리가는 그들의 유죄를 입증할 사실관계 조사를 촉구할 것이며 가장 강력한 형사처분을 요청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 구단은도 성명을 발표했다.

ATM 구단은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양 구단의 라이벌 의식은 무척 크지만 상호 존중도 못지않다”며 공존을 촉구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도 “인간의 기본권과 존엄성을 침해하고 축구와 스포츠가 대표하는 가치와 무관한 사건들에 대해 단호한 비난을 표명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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