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신영석, 김희진(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도드람 2018~2019 V리그 올스타전이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25일까지 KOVO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온라인 팬투표를 통해 남녀 각각 K스타와 V스타 팀으로 7명씩 총 28명의 V리그 올스타가 선정됐다. 팬투표 과정에서 한때 투표조작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여자부 올스타투표에 팬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여기에 전문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각 팀당 남녀 3명씩 총 12명을 추가해 올해 올스타전에 나갈 40명의 명단이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보다 전문위원회 추천 선수명단이 8명 줄었다.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팬을 위한 잔치인데 많은 선수들이 참가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 전문위원 추천을 줄였는지 궁금하다”며 몇몇 감독들은 아쉬워했다. 반면 KOVO는 “올스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출전 선수를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이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스타전 불참, 시원섭섭한 여오현
이 때문에 역대 올스타전 사상 가장 좁은 문을 통과해야 했다. 희생양도 나왔다. 남자부 현대캐피탈 여오현과 여자부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역대급 치열한 경쟁에서 제물이 됐다. 여오현은 2005년 V리그 올스타전 이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단골 출전자였다. 이번에 처음으로 올스타전 때 가족과 쉴 기회를 잡았다. 무려 14번째 올스타전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그는 2015년 크리스마스에 천안에서 벌어졌던 올스타전 때 마스코트 코니의 탈을 쓰고 코트에 등장해 관중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등 이벤트에도 강했다.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이상 삼성화재), 2013~2014시즌(현대캐피탈) 팀을 바꿔가며 올스타전 최다득표를 했고, 수원에서 벌어진 2013~2014년 올스타전 때는 리베로 자리에서 백어택을 때리며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했다. 덕분에 에드가(LIG손해보험)와 함께 MVP 공동수상을 하고 부상으로 한우세트도 받아갔다.
여오현은 “솔직히 시원섭섭하다. 팬들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젊은 선수들이 이번 시즌 더 많이 활약했고, 그 결과가 투표로 나왔다”며 “섭섭하지만 대신 처음으로 가족과 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김희진과 신영석도 불참
2011~2012 올스타전부터 시작해 기록을 이어가던 김희진도 마찬가지다. 7차례 연속 출전해왔던 올스타전에 나가지 못하며 쓸쓸한 20일을 맞이하게 됐다. 한때 남자 선수들만의 경기에 들어가 힘과 높이의 대결을 한 적도 있었던 김희진이다. 토종선수 가운데 가장 힘찬 공격을 하는 그를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볼 수 없다. 그도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눈치다. 이밖에 통산 8차례 올스타전 출전을 앞뒀던 남자부 V스타 신영석(현대캐피탈)도 부상으로 출장을 포기했다. KOVO는 올스타로 뽑아준 팬들에 감사하는 뜻에서 신영석의 참가를 검토했다. 비록 경기에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올스타들과 함께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코트 밖의 행사에는 참가하는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신영석은 부상치료를 위해 최근 일본으로 출국했다. 당분간 귀국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영원한 올스타와 첫 경험의 새 얼굴은
이들과 달리 이번에도 좁은 문을 통과해 올스타전 개근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여자부 K스타의 황연주(현대건설)는 V리그 출범 이후 개최된 14번의 올스타전에 모두 개근하며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 다음은 여자부 V스타 김해란(흥국생명)의 13번이다. 남자부 V스타의 이선규(KB손해보험)도 12번째 올스타전 참가로 여오현의 13시즌 기록에 근접했다. K스타의 양효진(현대건설)도 11연속 올스타 출전의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이번이 올스타전 첫 경험인 선수도 있다. 팬 투표를 통해 선발된 남자부 K스타의 김강녕(삼성화재)은 2008¤2009시즌 데뷔 이후 첫 출전이었는데 왼무릎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대타로 투표 2위를 차지한 한국전력 이승현이 출전한다. 그 역시 10년만의 첫 올스타 출전이다. 그동안 세터로 활동해온 그는 팀 사정에 따라 이번 시즌 리베로로 변신했는데 행운이 찾아왔다. 신영석의 대타는 OK저축은행 박원빈이다.
여자부 V스타 안혜진(GS칼텍스)도 데뷔 3년 만에 팀의 주전세터 자리를 꿰차고 올스타전에도 뽑혀 2018~2019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전문위원회 추천을 받은 이호건(한국전력), 조재성(OK저축은행), 이원정(도로공사), 최은지(KGC인삼공사), 어나이(IBK기업은행)도 이번 올스타전이 첫 출전이다.
온라인 팬 투표에서는 남자부 K스타의 서재덕(한국전력)이 8만9084표로 최다득표를 했다. 여자부도 K스타의 양효진(현대건설)이 8만7216표로 전체 2위이자 여자부 최다득표 기록을 세웠다. 양효진은 2년 연속 올스타전 최다득표다. 시즌 최하위에 허덕이는 수원 남매에 투표가 몰렸다. 꼴찌 팀에서 열심히 해준 선수에게 보내는 격려와 선수 개인의 높은 인기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서재덕은 “동정표가 많았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