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감독도 감탄하게 만든 ‘최하위’ 한국전력의 투지

입력 2019-01-29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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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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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최하위’ 한국전력이 기댈 곳은 선수단의 투지뿐이다. 상대팀으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하는 한국전력의 응집력은 어느 팀도 가질 수 없는 무기다.

한국전력의 2018~2019시즌에는 희망보다 절망에 가까운 요소가 더 많다. 외국인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데다 주전 레프트 김인혁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한국전력을 이끄는 김철수 감독의 입장에서도 선수들에게 무작정 ‘열심히 하라’는 주문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전력은 29일까지 승점 13점으로 6위 KB손해보험(승점 27)과도 큰 격차로 벌어져 있어 꼴찌가 확정적이다. 마땅히 동기부여로 삼을 만한 ‘목표’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은 포기를 모른다. 올 시즌 쌓아올린 승점 13점 가운데 무려 10점을 5세트 승부 끝에 챙겼을 만큼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역할을 맡은 주장 서재덕이 남부럽지 않은 득점력으로 팀을 지탱하고 있다. 득점 상위 1~6위에 한국전력을 제외한 6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서재덕이 7위(466점)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전력을 향해 팬들이 보내는 응원의 의미를 알아서다. 서재덕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을 팬들께서도 좋아해주신다”며 “경기를 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늘 되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전 소속팀에서 전력 외로 구분됐던 선수들의 간절함도 코트 위에 적절히 녹아있다. 우리카드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최홍석은 공격수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재차 증명하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자유계약신분으로 풀려난 공재학도 한결 늘어난 출전 기회 속에서 마음껏 공격력을 펼친다. 둘은 28일 KB손해보험전서도 31점을 합작해 서재덕의 짐을 덜어줬다.

한국전력의 끈기는 곧 상대팀들에게 부담감을 가중시킨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한국전력은 정말 상대하기 부담스럽다. 근성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어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며 “저런 자세는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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