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실책왕이 주전…다저스의 딜레마

입력 2013-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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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스는 공을 잡을 줄만 안다. 타격만 못 하는게 아니라 송구도 못하는 선수다.” 7회초 수비에서 유격수 저스틴 셀러스가 혼자 2개의 송구 실책을 저질러 샌프란시스코에게 2점을 헌납하자 다저스타디움 기자실 이곳저곳에선 아쉬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셀러스를 이틀 연속 주전 유격수로 내보낸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선수기용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출전했던 주전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오른쪽 엄지 부상으로 5월 중순까지 출전이 어려워지자 매팅리 감독은 3루수인 루이스 크루스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셀러스를 주전 유격수로 낙점했다. 수비를 보강하자는 전략. 2경기 연속 8번타자로 나선 셀러스는 6타수 무안타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방망이는 차치하고 전공이라는 수비에서 결정적 실책을 범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7회초 선두타자 호아킨 아리아스의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해 위기를 초래하더니, 류현진이 물러난 1사 2·3루선 전진 수비를 펼쳐 매디슨 범가너의 타구를 잡아서는 어이없이 백스톱으로 던지는 바람에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셀러스를 계속 중용할 뜻임을 드러냈다. 1점차 경기였기 때문에 7회 3루주자를 홈에서 잡으려는 의욕이 앞서 악송구가 나온 것이라고 두둔했다. 단, 타이밍 상 1루로 송구해 1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 매팅리 감독의 견해였다.

셀러스의 실책에 대해 류현진은 “6회까지 병살타가 3개나 나왔을 만큼 야수들의 도움을 훨씬 많이 받았기 때문에 원망하는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실책을 하고 싶은 야수는 없다. 하위타순으로 넘어가는데, 바로 다음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내 잘못이 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스타급 막강 타선이라던 다저스는 고작 2안타만을 뽑아냈고, 유격수 셀러스는 실책 2개를 저질러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그르쳤다. 2억30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연봉을 쓰고도 메이저리그 출전 경력 57경기에 불과한 셀러스를 당분간 주전으로 내세워야 하는 게 다저스의 씁쓸한 현실이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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