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150만원에 인생을 바꾸지 마라” 프로배구 승부조작 근절 한목소리

입력 2013-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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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VO 주관 부정행위 방지교육 현장

25일 경기도 성남시 도로공사 대회의실. 남녀 프로배구 13개 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이 모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한 부정행위 방지교육 자리였다.

이날 교육을 담당한 스포츠토토 감사팀 정한택 차장은 “여러분의 인생이 지금 50분에 달렸다. 인생 한 방에 간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필요한 교훈을 얻으라고 했다.

2년 전 프로축구에서 시작된 승부조작의 회오리바람은 프로배구와 프로야구를 지나 프로농구까지 갔다. 누구도 피해가지 못했다. 프로축구 46명, 프로배구 16명, 프로야구 2명의 선수가 관련된 대형 스캔들이었다. 정 차장은 당시 위험성을 이렇게 얘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리그 해체를 검토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선수 한 두 명의 행동이 리그 전체를 없앨 수도 있다.”

정 차장은 불법 스포츠도박의 위험성을 이렇게 정리했다. “고작 150만원에 여러분의 인생을 걸 것인가. 한 번 발을 들이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불법도박이다.”

그는 축구의 사례를 들었다. 구속된 브로커가 선수들에게 2억8000만원을 투자한 뒤 벌어들은 돈이 무려 50억원이 넘었다고 했다. 선수 개개인에게 준 돈은 많아야 2000만원, 적게는 150만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팬이라고 접근한 브로커가 준 선물이나 용돈도 선수에게 준 검은 돈이 된다. 나중에 검찰에 가서 조사 받을 때 억울해도 자신이 깨끗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것도 선수의 일이다. 쉽지 않다. 부정행위에 대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방법은 신고뿐이다”고 했다.

정 차장은 “제발 당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어느 종목의 선수가 한 번 유혹에 빠진 뒤에는 돈을 더 벌지도 못하고 폭력배의 구타에 시달리며 억지로 참가했다. 처음 발을 담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목해야할 것은 2년 전 구속됐던 전주 및 브로커들이 내년 모두 풀려나온다는 점이다. “그들은 감옥에서 나오면 또 승부조작을 할 것이다. 타깃은 여러분이다. 승부조작은 선수가 개입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가장 피해보는 것은 선수다. 150만원에 인생을 바꾸지 마라.”

성남|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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