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전북, 제주원정 3박4일 ‘우려’가 ‘기우’로

입력 2014-11-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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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사진제공|전북 현대

전북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5라운드 원정길은 만만치 않았다. 연고지 전주에서 가까운 군산에서의 항공편이 오래 전에 마감된 까닭에 광주를 택했다. 그러나 원하던 1박2일은 불가능했다. 돌아오는 스케줄이 마땅치 않아 제주에서 3박4일을 지내야 했다.

걱정거리는 또 있었다. 컨디션 조절이었다. 전북은 대개 1박2일간의 원정에 맞춰 경기 전날 오전 훈련을 한 뒤 오후 원정지로 이동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 이틀 전(6일) 오전 훈련 후 제주로 떠나 경기 전날(7일) 오후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했다.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한 생체리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었다.

다행히 모든 것이 기우였다. 8일 오후 4시 킥오프를 앞두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의외로 잘 관리를 했다”며 여유를 보였다. 급한 쪽은 오히려 제주였다. 제주는 평소와 달리 맞받아치는 경기를 했다. 전북으로선 고마울 따름이었다. 결국 전북은 전반 27분 레오나르도의 첫 골을 시작으로 후반 4분 이승기의 추가골, 후반 41분 이상협의 쐐기골로 3-0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확정했다.

담담하게 제주 원정을 준비했던 전북 선수단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잠시 이성을 잃었다. 골이 터질 때마다 벤치와 필드의 선수들 모두 얼싸안고 기뻐하더니, 8일 오후 5시52분 진짜로 우승이 확정되자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원정응원을 온 50여명의 열성 팬들도 목청껏 응원가와 구호를 외쳤다.

라커룸도 축제장이었다. 전북 선수들은 동료 모두의 이름을 연호한 뒤 최 감독에게 외박 연장을 요구하는 애교를 부렸다.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이철근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압도적 우승을 축하한다. 정말 고맙다”고 치하하는 한편 최 감독과도 짧지만 깊은 대화를 나눴다. 숙소에서도 조촐한 뒤풀이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치킨에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이 단장을 포함한 11명의 전북 프런트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으로 우승을 자축했다. 15일 포항과의 36라운드 홈경기 이후 펼쳐질 진짜 우승 세리머니를 기약하면서.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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