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내가 투수운용 다르게 했다면…”

입력 2015-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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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김태형 감독, 김강률 아킬레스건 부상에 자책

“허무하게 다쳐서 더 마음이 안 좋네요.”

하늘이 무척 화창한 어린이날. 그러나 두산 김태형(48)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투수 김강률(27·사진)이 결국 올 시즌을 조기 마감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5일 잠실 LG전에 앞서 “김강률이 6일 아킬레스건 재건 수술을 받는다. 재활에 1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올 시즌은 더 이상 복귀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김강률은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왼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8회 무사 1·2루서 구원등판해 김상수를 1루수 땅볼로 솎아냈지만, 1루 커버를 들어가려다 마운드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4일 서울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그냥 발목이 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니 발을 아예 땅에 딛지를 못하더라. 그때 나도 모르게 (트레이너를 향해) ‘업어!’라고 소리쳤다”며 “너무 허무하게 다쳤다. 그날 내가 8회 투수운용을 다르게 했다면 강률이가 다치는 일은 없었을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안 좋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안 그래도 김 감독은 김강률이 다친 다음날 대구구장에서 “밤새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강률에게 기대가 컸고, 아낌없이 칭찬하며 기를 불어 넣어줬다. 김강률도 개막 후 불펜 필승조에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서 감독의 믿음에 부응해가던 참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 꿈이 꺾였다.

김 감독은 “수술이 끝나면 병원에 직접 찾아가 강률이를 만나볼 생각이다. 이제 상황은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마음을 편하게 먹고 천천히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다시 한번 안타까워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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