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메달 효자’ 레슬링…훈련도 앙코르! 금메달도 앙코르!

입력 2016-05-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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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김현우. 스포츠동아DB

■ 28. 레슬링

2R 3분 점수합산제·후취점제 변수
6월 8일 선발전 통해 출전선수 결정
그레코로만형 경량급 금메달 기대


적이나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수단에서 시작된 레슬링은 고대올림픽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허리 위의 상체만 공격할 수 있는 그레코로만형과 전신을 공격할 수 있는 자유형으로 나뉘고, 자유형에는 여자 종목이 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는 3경기 유형에 각각 6개, 총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레슬링은 올림픽 사상 최초의 금맥을 캐낸 종목, 매 올림픽대회마다 금메달로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효자종목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노메달이었고, 리우올림픽에선 18체급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5체급 밖에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하는 등 국제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다행히 2012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가 올림픽금맥을 이어 리우에서의 결과에 더욱 관심이 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2013년 1월 레슬링 종목을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시킨 결정을 같은 해 9월 스스로 철회한 것은 레슬링 경기규칙을 변화시킨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규칙의 주요 내용은 첫째, 3라운드(라운드별 2분)로 진행되던 경기를 2라운드(3분)로 바꿨다. 둘째, 2라운드를 먼저 이긴 선수를 승자로 정하는 라운드 선승제에서 2라운드에서 얻은 합계점수가 많은 선수를 승자로 하는 점수합산제로 바꿨다. 합산점수가 같아도 큰 점수가 있는 선수를 승자로 하고(예를 들면 합산점수가 5점으로 같을 경우 1점, 2점, 2점을 획득한 선수보다 5점짜리 하나를 획득한 선수가 승자임), 이마저 같을 때는 마지막에 점수를 획득한 선수를 승자로 정하는 후취점제가 있다. 셋째, 벌점제를 강화시켜 경기가 박진감이 넘치도록 하였다. 두 선수가 득점 없이 지루하게 경기를 한다고 판단되면, 심판은 덜 공격적인 선수에게 패시브를 준다. 패시브를 당하면 그레코로만형의 경우 일명 ‘빠떼루’라 불리는 파테르에서 옆 굴리기 등을 당해 실점하기 쉽다. 자유형은 30초 내에 공격을 통해 득점하지 못하면 상대가 1득점 하게 된다. 그리고 한 라운드의 2번째 패시브부터는 무조건 1벌점이 주어지고 벌칙은 벌칙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서로 패시브를 당하지 않으려고 매트 위에서 열심히 경기를 해야 하고, 이것이 박진감 있고 격렬한 경기가 되어 관중과 시청자를 즐겁게 한다.

경기규칙이 바뀌면 선수는 적응훈련이 필요하며, 그에 따라 훈련내용을 변화시킨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매트에서 상대를 정신없이 흔들어 놓을 수 있고 6분 동안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3분간 지속할 수 있는 체력은 2분간 경기로 지친 상태에 1분이 추가된 것이며, 바로 이 시간대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된 1분에 필요한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즉,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훈련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한다.

3분, 2라운드 6분간의 경기를 위해 우리 선수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사점(死點·dead point)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400m 전력질주, 줄사다리 격자판(40m) 지그재그 전력질주, 허들 넘기, 굵은 밧줄 흔들기, 2인 1조 맞잡기, 300kg 타이어 뒤집기, 20∼25kg 덤벨 돌리기 등이 있다. 이를 연속해 실시하면 경기시간 6분 내지 그 이상 소요되고, 한 세트가 끝나면 1∼2 분 휴식이 주어진다. 이 훈련에는 과학적 트레이닝의 원리가 있다. 6분 이상 쉬지 않고 훈련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에 필요한 체력을 갖추려는 의도다. 여러 종류의 운동을 하는 것은 레슬링 기술에 필요한 다양한 근력과 파워를 강화시키려는 것이다. 세트를 반복하는 중에 감독은 가끔 휴식 없이 ‘앙코르!’를 외친다. 훈련 중에 한 선수라도 기준 내에 들지 못하면 ‘모두 한 번 더!’라는 의미를 갖는 구호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터지는 ‘앙코르!’는 지옥이나 다름없지만, 사실 체력적 한계를 한 단계 올리려는 ‘과부하의 원리(선수의 최고치를 넘는 부하로 운동함으로써 기존의 최고치를 늘리는 것)’가 숨어 있다. 그리고 이처럼 힘든 과정을 극복하는 가운데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과 강한 정신력도 기르는 심리적 효과도 있다. 이러한 훈련이 자칫 오버트레이닝이 되지 않도록 혈중 젖산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피로 수준을 점검한다.

리우올림픽에 나설 5체급 선수(그레코로만형 59kg·66kg·75kg, 남자 자유형 57kg·86kg급) 모두 올림픽금맥을 잇기를 바라지만, 그레코로만형 경량급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망한 금맥으로 예상된다. 6월 8일 선발전을 통해 리우올림픽 출전선수가 결정되겠지만, 59kg급 김승학(성신양회), 66kg급 류한수(삼성생명), 75kg급 김현우(삼성생명)가 유망주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수석연구원 최규정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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