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푼 우리은행…‘3위 전쟁’ 흔든다.

입력 2017-0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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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수비를 느슨하게 펼침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나머지 팀들의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KDB생명 티아나 하킨스(21번)가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 도중 상대 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 WKBL

정규리그 우승 후 2경기 느슨한 수비
1승 절실했던 KB스타즈, 97점 쾌거
우리은행과 경기, PO판도 새 변수로


여자프로농구의 최강자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삼성생명전 승리(86-67)로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잔여경기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우리은행 위성우(46)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확정 이후 2경기에 무릎이 좋지 않은 양지희(33)를 아예 빼는 한편 노장 임영희(37)의 출전시간도 조절했다. 그 대신 김단비(24), 최은실(23)에게는 출전시간을 늘려줘 경험을 쌓게 했다.


● 사라진 존프레스에 상대팀 숨통 트여

위성우 감독은 선수기용뿐 아니라 전술운영에도 큰 변화를 가미했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이후 2경기에서 우리은행은 특유의 존프레스 수비를 펼치지 않았다. 존프레스는 위 감독이 부임한 2012∼2013시즌부터 팀에 주입한 수비로, 상대가 하프코트를 넘어오는 과정에서 가드진을 압박하고 패스 흐름을 차단해 큰 효과를 봤다. 상대팀에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은행이 존프레스를 구사하지 않자 상대팀 공격에는 숨통이 트였다. 이는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평균 실점은 58.8점에 불과하다. 6개 구단 중 유일한 50점대 실점이다. 그러나 정규리그 우승 확정 이후 2경기에선 평균 실점이 93.0점까지 올라갔다. 2경기 모두 연장(3일 KB스타즈전은 2차 연장)을 치르면서 실점이 치솟았지만, 4쿼터까지의 실점만 살펴봐도 80점이 넘는다. 도움수비도 거의 없다보니, 상대팀으로선 득점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사진제공|WKBL



● 느슨해진 우리은행 수비, PO 판도 바꾼다!

6라운드로 접어들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향한 중위권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2위 삼성생명(14승13패)은 아직 PO 진출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3위 그룹에 3경기차로 앞서있어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반면 PO행 막차를 탈 수 있는 3위 자리는 혼전이다. 공동 3위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이상 11승16패)과 공동 5위 KDB생명, KB스타즈(이상 10승17패)의 간격은 고작 1경기차다.

1승이 절실한 이들 팀에 수비가 느슨해진 우리은행과의 경기는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호기다. 3일 KB스타즈는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97-95)를 챙긴 반면 5일 KDB생명은 89-93으로 패했다. KB스타즈는 최하위 탈출과 3위 진입의 희망을 부풀린 데 반해 KDB생명은 김이 빠지고 말았다.

위성우 감독은 7라운드 막바지에 이르면 챔피언 결정전에 대비한 경기력 점검을 위해 정상 수비로 돌아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을 이길 기회가 많지는 않다는 얘기다. 결국 이 틈을 놓치지 않는 팀이 PO 진출의 달콤한 열매를 딸 수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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