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눈빛 보여달라” 김진욱 감독이 ‘독기’를 바라는 이유

입력 2018-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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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진욱 감독이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년 구단 신년 결의식에서 새해 목표를 밝히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김진욱(58)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신년 결의식에 턱수염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평소 깔끔한 용모로 유명한 김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색적인 등장이었다.

‘특별한 뜻이 담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그럴 의도로 기른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결의가 담기면 얼마나 좋겠나. 한 시즌 내내 길러볼까?”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의 올해 신년 행보는 처음으로 마법사 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다. 김 감독은 “우리의 올해 목표는 시즌 마지막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명확한 수치를 제시했다.

김 감독의 깜짝 목표선언에 주장 박경수도 놀란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님의 시즌 목표(5할 승률)를 직접 들은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따로 말은 안 해도 감독님의 뜻이 무엇인지는 이미 다 이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김진욱 감독(오른쪽). 사진제공|kt wiz


kt는 2015년에 KBO 1군리그에 참가한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약팀’, ‘만년꼴찌’라는 수식어는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kt에게 붙는 꼬리표였다.

김 감독은 이런 불명예 수식어들을 떼어내겠다는 각오다. 그래서 ‘이제 보여줄 때’라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김 감독은 5할 목표와 함께 특별한 과제 두 가지를 선수들에게 추가로 당부했다. 그는 “누구를 탓하지 말고, 핑계를 대지도 말자. 또 올해는 6회부터 달라진 눈빛을 보여 달라. 상대가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하게 말했다.

kt는 2018시즌을 앞두고 3루수 황재균과 외국인선발 더스틴 니퍼트 등 새 전력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기존에 우리 팀에 없던 선수들이다. 무조건 플러스 전력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까지 우리 팀이 미래를 봤다면, 올해 우리 팀의 목표는 그와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위로 올라가려는 의지로 충만한 김 감독의 ‘독기’가 신년 결의식부터 흘러넘쳤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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