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 가수·화가·교수까지 팔방미인…리사, 진정한 ‘엄친딸’

입력 2011-11-2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배우들의 꿈의 무대로 꼽히는 ‘에비타’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리사는 “에바 페론이란 캐릭터에 파고들수록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사진제공|WS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에비타’ 헤로인 리사, 그녀는 욕심쟁이 우후훗!

12월 개인전
연인 송창의 얼굴 들어간
작품도 두점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거예요, 하하


뮤지컬은 유독 여자 주인공에 ‘짠’ 장르이다. 흔한 말로 여주인공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단독 드리블하는 작품이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었던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다룬 ‘에비타’나 베르디의 오페라를 뮤지컬 버전으로 제작한 ‘아이다’는 뮤지컬 여배우들에게 꿈의 무대나 다름없다.

그 ‘에비타’가 12월 9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06 년 이후 5년만이다. 여주인공 행운은 리사와 정선아에게 돌아갔다. 배우 박상원(후안 페론), 가수 겸 배우 이지훈(체 게바라) 등이 함께 한다.

서울 남산 기슭의 카페에서 리사를 만났다. 2007년 ‘밴디트’라는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해 이제 뮤지컬 4년차. 하지만 아직도 그를 가수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 2003년 ‘사랑하긴 했었나요’로 데뷔한 이후 ‘헤어져야 사랑을 알죠’, ‘투나잇’ 등의 노래를 통해 남다른 가창력과 감성으로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로 진출해서는 ‘밴디트’, ‘헤드윅’, ‘대장금’으로 이름을 알렸고, 올해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묶어 제작한 흥행작 ‘광화문연가’에서 여주인공 ‘여주’ 역을 맡았다. ‘광화문연가’는 가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 리사의 진가를 알린 작품이다. 특히 리사가 이문세의 노래로 잘 알려진 ‘그녀의 웃음소리뿐’을 부르는 장면은 우리나라 뮤지컬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리사의 귀곡성’으로 통한다. ‘광화문연가’의 남자 주인공 송창의와 연인 사이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광화문 연가’서 부른 ‘그녀의 웃음소리뿐’…뮤지컬 명장면으로 통해

‘에비타’는 리사 개인에게 커다란 행운이자 또한 모험이다. 리사는 “캐릭터를 파고들수록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내가 노래를 잘 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노래로 표현해 놓았을까 싶어서”가 이유였다.

리사는 뮤지컬 연출가 이지나씨의 ‘아바타’로도 불린다.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이 이지나씨의 작품이었다. “이지나 선생님께서 (정)선아씨는 밖으로 잘 드러내는 스타일인데 반해 저는 좀 더 끄집어내라고 요구하세요. 제가 욕심이 너무 많대요. 우리만 보시면 ‘둘을 좀 섞어놨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흐흐.”

리사는 속칭 ‘엄친딸’이다. 외교관 아버지 덕에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외국에서 보냈다. 영어, 독일어, 스웨덴어, 폴란드어 등 외국어에 능한 데다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화가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아 그림에도 재능이 뛰어나다.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리사는 화가이자 앨범 재킷 디자이너이며,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학부 교수님이시기도 하다. 12월 1일부터 10일간 서울 청담동 원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본인 입으로 몇 번이고 “욕심이 많다”던 리사는 급기야 “아이를 낳으면 태교 음반 같은 유아사업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그녀는 몇 장의 명함을 지갑 속에 넣어야 만족하게 될까.


● 배우와 화가로도 활발…12월 개인전엔 연인 송창의 모델 작품도

‘광화문연가’를 통해 연인 사이가 된 송창의는 내년 초에 한국 초연되는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JYJ 김준수와 함께 ‘죽음’ 역에 캐스팅됐다.

리사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오빠가 굉장히 남성적이고 카리스마가 있다. 지금까지 부드러운 면을 보여줬다면 새로운 작품에서는 멋진 카리스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로 바쁘다 보니 주말 하루 쉴 때만 데이트를 할 수 있다고. 리사가 귀띔해 준 정보 하나. 12월 개인전에 전시될 작품 중에는 연인 송창의의 얼굴이 들어간 두 점의 작품이 있다. 조그만해 유심히 봐야 찾을 수 있단다.

“‘에비타’는 고품격 뮤지컬입니다. 천천히 가슴을 울리고, 감동이 오래 가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일단 봐 두시면, 이익이 될 겁니다.”

수지타산은 접어두더라도, 그녀가 부르는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만큼은 꼭 듣고 싶다. 기자에게도 욕심은 있으니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