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연출로 살리고 대본으로 맛 더하고

입력 2016-10-24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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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 연출로 살리고 대본으로 맛 더하고

디테일이 살아있다. SBS 수목드라마스페셜 ‘질투의 화신’(서숙향 극본, 박신우, 이정흠 연출, SM C&C 제작)의 박신우 감독의 연출력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질투의 화신’ 첫 장면의 15세 자막고지에는 그 회차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소품이 등장하고 있다. 1회 빨간약과 2회 빨랫줄에 걸린 빨간우산을 시작으로 최근인 17회, 18회에서는 각각 모자와 안경, 그리고 영화입장권과 탁상용 캘린터가 첫장면을 장식한 것. 특히 16회엔딩에서는 ‘잘못된 만남’이라는 글자를 하트모양으로 가려서 ‘잘된 만남’과 ‘못된 만남’으로 보이는 센스가 돋보이기도 했다.

알고보니 이는 나리(공효진 분)를 중심으로 화신(조정석 분)과 정원(고경표 분)의 양다리로맨스와 더불어 극중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이는 엔딩부분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해 이른바 ‘수미상관’(首尾相關)을 이루면서 극에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는 일상에피소드를 맛깔나게 쓰기로 유명한 서숙향 작가의 탄탄한 대본에다 박신우 감독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5회 엔딩장면으로, 병실에 입원한 나리의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있던 반면 화신의 슬리퍼는 활짝 벌려져 있었던 걸 들 수 있다. 화신역 조정석이 “슬리퍼로 가위바위보 하는 줄 알았다”라고 털어놨던 이 장면은 사실 나리에 대한 화신의 마음이 열렸음을 알리는데 활용되면서 두고두고 회자가 되고 있다.

이어 화장실의 남녀싸인에도 나리와 화신의 변하는 감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2회에서는 화신의 막말에 실망한 나리가 화장실을 지나갈 즈음 그린라이트가 빨간색으로 변하더니 8회에서는 나리에게 윽박지르는 화신의 모습이 이어질 때는 그 위로 그린라이트가 켜지기도 했다. 특히, 16회에서는 생방송도중 화장실로 갔던 화신이 나올 무렵 이 화장실 싸인의 남성부분이 지워지면서 화신의 솔직한 마음이 그려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박신우감독의 연출력은 슬프거나 무거운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극중 화신의 유방암 선고뿐만 아니라 형 중신(윤다훈 분)의 이혼에 이은 죽음, 그리고 장례식 등의 장면 등에 대해서도 과감한 연출력을 발휘, 마냥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웃프게끔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인공인 나리역 공효진과 화신역 조정석, 그리고 정원역 고경표가 양다리 로맨스에 이은 양다리 동거가 시작되었을 때도 심각함이나 막장요소를 철저히 배재, 오히려 코믹요소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마치 시트콤 을 보는 듯한 착각도 들게 했다.

이외에도 18회 방송분중 나리와 화신이 영화를 보는 도중 화신의 상상속에서 나리의 머리를 쥐어뜯는 듯한 모습 또한 심리를 잘 표현했고, 여기에다 애니메이션과 CG, 배경음악까지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는 것. 덕분에 방송직후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해당회차가 끝나면 ‘역시 갓신우’라는 칭찬을 할 정도이고,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SBS 드라마 관계자는 “‘질투의 화신’이 매회 뜨겁게 화제가 되면서 수목극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작가와 연기자들의 환상적인 호흡에다 이처럼 박신우감독이 전에 없던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주인공들의 양다리로맨스가 더욱 무르익어갈수록 또 어떤 에피소드가 기상천외하게 그려질지 기대하셔도 좋다”라고 소개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로,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SBS-TV를 통해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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