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올스타인기투표선정문제있다

입력 2009-07-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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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6일부터 7월12일까지 48일간 전국의 야구장과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실시된 2009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는 2년 연속 100만 표를 넘어서, 최종 140만1532표로 역대 최다투표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에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야구계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두산 베어스 간판타자 김현수는 76만1290표를 획득해 역대 최다득표 선수로 2009 올스타전 무대에 서게 됐다. 나이는 어리지만 김현수는 충분히 검증된 실력을 가진 선수다.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쏠림현상이다. 2008년 롯데는 9명, 올해는 7명의 선수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프로야구 올스타는 전적으로 팬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어는 정도는 인기투표의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정된 선수에겐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올스타전이 정말 ‘올스타 전’이 되고자 한다면 투표가 전적으로 인기투표여서는 안된다. 적어도 올스타에 선발되는 선수는 실력과 인기를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즉 조화가 필요하다. 인기에만 일방적인 포커스를 맞추면 열심히 노력해서 나름대로 성과를 이룬 선수들은 자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선수들이 얻은 인기의 밑바탕이 실력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한 구단이 계속적으로 올스타를 ‘싹쓸이’하는 것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권위와 미래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있다. 만일 올스타에 뽑히는 선수들 가운데 특정 팀 팬들의 집단적인 성원에 힘입어 선정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아쉽게도 정도를 넘어서는 현상이 올해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MLB나 일본프로야구도 과거에는 나눠먹기나 무차별적인 인기투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올스타에 선정되는 최적의 조건은 역시 경기력이 되었다. 올스타 선정의 기준은 올해의 경기력 또는 야구인생 전체의 경력과 흥행 및 인기가 동시에 고려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올스타 선정에 이러한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어야만 권위를 가질 수 있다. 향후에도 집단적인 지지가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해당구단도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선정된 선수들도 아무런 이유 없이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다. 보편적 가치가 올스타 선정에도 적용되는 것이 당연하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지 않던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기투표는 올스타 선정에 하나의 기준이 되어야지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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