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1년새‘4초28’역주행

입력 2009-07-27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태환 [스포츠동아 DB]

박태환(20·단국대)은 타고난 수영천재. 수영인들은 흔히 박태환을 두고 ‘물을 잘 탄다’고 얘기한다. 박태환이 감각적으로 물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저항이 아닌, 부력으로 잘 이용한다는 뜻이다. 7세 때부터 박태환을 지도한 노민상 감독은 “평생을 두고, 물을 타는 느낌을 못 갖는 수영선수도 있는데, (박)태환이는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달랐다”고 했다.

박태환은 물만 잘 타 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록도 잘 타 넘었다. 그가 수영영웅으로 떠오른 시점은 2006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200·400·1500m)을 차지하면서부터다.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 400m 기록 향상 추이는 특히 놀라웠다. 당시 고교 2학년이던 박태환은 3분48초4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7년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3분44초30으로 최초로 세계정상에 올랐다. 불과 4개월 만에 4초가량 기록단축.

이후 2008년 4월 울산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에서는 3분43초59의 기록으로 아시아기록을 세웠고,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는 3분41초86(금메달)로 아시아기록을 재경신했다.

만 3년간 물 속에만 들어갔다가 나오면 자기 기록이 바뀌었다.


특히,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는 더 강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체육과학연구원(KISS) 송홍선 박사는 “신체적인 능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되는 23세 정도까지, 400m에서는 기록 향상이 계속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2009로마세계선수권에서는 3년 전 고교 2학년 시절보다 못한 기록(3분46초04)을 세운 셈이다. 박태환은 2006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빅토리아범태평양대회에서 3분45초72만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올림픽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초 이상 기록이 떨어져 충격은 더 크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