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30년전 추억…” 선동열 ‘고교생 일기’

입력 2010-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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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투수는 고교 때부터 달랐어.’ 삼성 선동열 감독이 고교 시절 머리에 새겼던 투수 10계명을 천하무적 야구단 앞에서 선보이며 기를 죽이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선동열(47) 감독은 ‘국보급 투수’라는 찬사를 달고 다녔다. 그 화려한 명성의 출발점은 광주일고 2학년 때이던 1980년 봉황대기 경기고전에서 삼진 15개를 솎아내며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면서다.

프로에 데뷔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도 타고난 자질에 꾸준한 노력이 더해진 산물임은 이미 알려진 사실. 특히 대투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교시절 일기 형식으로 꼼꼼히 정리해놓은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9일 롯데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선 감독은 잠시 타임머신을 탔다. 전날 경산볼파크에서 KBS ‘천하무적 야구단’을 가르치던 도중 생긴 에피소드 때문. 천하무적 야구단원들은 선 감독이 고교시절 작성한 ‘투수 10계명’을 들고 와 지도를 청했다.

선 감독은 “열 가지 중 네 가지는 지금 프로에서는 통할만한 것이 못 된다”면서도 차근차근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첫째는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것이고, 둘째는 당시 내가 볼만 빠른 투수로 알려져 2구는 의식적으로 빠른 변화구를 던지려고 했던 것이다. 셋째는 컨트롤인데 이건 세 가지로 나뉜다. 몸과 그립, 마음가짐에서 컨트롤이 비롯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꼭 야구기술과 관련된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아홉 번째는 야구가 단체운동인 만큼 팀워크를 위해 노력하고 그러려면 남의 말에도 귀 기울여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좋아서 적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억을 떠올리는 동안 선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진지함도 가득한 표정이었다.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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