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의 현실] 여자팀, 남자의 10%도 안돼…유소녀 축구부터 키워야

입력 2010-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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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여자청소년 대표팀의 4강 진출은 ‘황무지에서 꽃이 핀’것이나 다름없다. 그 만큼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은 열악하다.

대한축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자 축구팀은 65개(초등부 18개, 중등부 17개, 고등부 16개, 대학 6개, 실업 7개, 유소년 클럽 1개)에 불과하다.

남자 팀 735개(학원부 585, 클럽부 150)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등록선수 역시 1404명으로 남자 2만2210명(학원부 1만8118, 클럽부 4092)의 16분의 1 수준이다. 사실 여자축구의 부족한 인프라는 각급 여자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반복되는 레퍼토리다. 그러나 잠시 조명을 받다가도 대회가 끝나면 소리 소문 없이 잊혀지곤 했다.


○유소녀 축구부터

여자축구 일선 현장의 축구인들은 시급한 과제로 유소녀 축구 활성화를 첫 손에 꼽는다. 국가대표 선수로 10년을 활약한 뒤 현재 지도자로 활동 중인 이미연 부산상무 감독은 “어린 아이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을 때 밑바닥이 더 탄탄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 지도자들이 발품 팔아서 선수를 시키는 현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활성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한 축구인은 “어렸을 때부터 남자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자연스레 축구를 배우는 풍토가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소년 지도자들은 여자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 WK리그, 대학 팀 활성화

월드컵이 끝날 때마다 모든 축구인들이 입 모아 외치는 게 K리그 붐 조성이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K리그에 해당하는 연중 실업리그 WK리그의 안착이 절실하다. 그래야 선수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선수 생활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

WK리그는 출범 2년째를 맞아 어느 정도 정착되긴 했지만 시즌 전 늘 스폰서 문제로 쩔쩔 맬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WK리그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하는 대학팀의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고등학교는 16팀인데 대학팀은 6팀에 불과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절반 이상의 선수가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

윤종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대학팀 창단이 시급하다. 축구를 하고 싶어도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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