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KBO총재 낙하산 정치인은 그만

입력 2011-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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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스포츠동아DB. 

신재민 전 차관을 반대하는 이유
최근 야구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올랐다가 위장전입 의혹으로 낙마했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사진)이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제의를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야구계의 분위기는 ‘낙하산 정치인’은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KBO 총재 선출은 KBO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다. 8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언급할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계의 수장이 누가 될 것인지는 이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사인 것이 사실이다.

누가 되든지 우선 KBO 총재의 덕목부터 살펴보자. 일단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는 프로야구의 안정적 발전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9구단 창단이후 10구단 체재를 완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구단 간의 조정자 역할도 필수적이다. KBO가 8개 구단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관계로 KBO 총재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추락되었다. 즉, 위상확립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덕목이다. 마지막으로 MLB나 NPB처럼 KBO브랜드로 자체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느냐도 요건중의 하나다.

불행히도 신재민 전 차관의 경우 위의 항목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안되는 것은 아니며, 야구계에 제대로 기여할 수만 있다면 정치인인들 어떠랴. 프로야구가 야구인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MLB의 경우 8대 페이 빈센트 커미셔너가 사퇴한 이후, 조지 부시 같은 거물급 정치인 뿐만 아니라 싯코프라는 중학생도 커미셔너에 입후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과거 사례를 반추해 봤을 때 아무리 힘있는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프로야구 산업이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야구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게 대부분이다.

신재민 전 차관은 지금까지 프로야구와 관련하여 어떤 기여나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 평소 야구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프로야구계 수장으로 오고 싶어 하는지,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17일 열리는 KBO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의 촉박함 때문에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MLB처럼 ‘총재선임위원회’를 만들어 총재를 공모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장관도 인사청문회를 거치는데 KBO 총재 정도면 당연히 이 정도의 검증은 통과해야 되는 것 아닌가.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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