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상형은 청순형…몸매도 좋으면 딱!”

입력 2011-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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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16일 자택 쇼파에 앉아 축구공을 돌리는 묘기를 선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k1idonecut) onecut@donga.com 

리그 마치고 귀국 ‘절반의 성공’
휴식 없이 춘천서 훈련 또 훈련

아시안컵 이후 성장통
경기도 못나가고 스트레스 쌓여
데뷔 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

인간 손흥민? 유쾌함!
웃어야 제 인생도 활짝 피죠
“데뷔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달콤한 꿈만 같았던 독일 분데스리가 첫 시즌을 마친 손흥민(19·함부르크)이 금의환향했다. 손흥민은 구단으로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휴가를 받아 16일 오전 입국했다.

손흥민은 1887년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2부로 떨어진 적이 없는 독일의 명문 클럽 함부르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13경기(720분) 출전에 3골. 구단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대표팀에도 발탁됐고, 지난 1월에는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인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A매치 데뷔 골도 뽑았다. 그러나 아시안컵 이후 슬럼프를 겪으며 심한 성장통을 앓았다. 4개월여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손흥민을 춘천 집에서 만났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휴가 기간 동안 춘천FC에서 무조건 하루 2시간씩 아버지 손웅정씨와 특별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휴가 계획을 묻자 손흥민은 배시시 웃으며 “휴가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했다. 가족과 축구가 전부인 19세 소년이었다.


-올 시즌을 돌아본다면.

“전반기까진 제가 원한 축구를 했죠. 하지만 후반기는 전혀…. 아시안컵으로 잠시 클럽을 떠나 있어서 그런지 컨디션을 다시 올리지 못했어요. 많이 게을렀죠. 갑작스레 너무 많은 걸 이루려다보니 스스로 나태해졌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으로 돌아가야죠.”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게 한 달 전인 것 같아요.

“아빠가 그만 하라고 해서(웃음). 굳이 말씀하지 않으셨어도 어차피 그만두려 했어요. 나쁜 일은 아니지만 자꾸 거기에 열중하다보니 해이해질 듯해서 그만뒀어요. 팬들과의 소통이란 측면에선 좀 아쉽지만 제가 안정되고, 더 잘할 때 트위터를 살려 해봐야죠.”


-올 시즌을 끝으로 절친한 판 니스텔루이와 헤어질 것 같은데.

“마지막 순간까지 똑같은 얘기를 나눴어요. 평소처럼. 지난 주말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는데, ‘자주 연락해라. 언제든 환영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행운을 빈다’며 끝까지 조언을 해줬어요. 정말 고마운 친구였어요.”


-딱 한 순간, 다른 선수의 몸으로 바꿔 뛴다면 누구처럼 되고 싶어요.

“(주저 없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 정도가 되면 어떻게 뛰고, 얼마나 여유를 갖게 될 수 있는지 궁금해요. 그런 느낌, 그런 자신만의 타이밍을 갖고 싶은데 전 내공이 부족하다 보니까 더 배워야죠.”


-한국이 그리웠던 순간은.

“아시안컵 이후 후반기가 슬럼프였어요. 경기도 자주 못 나갔고. 준비를 거의 못했죠.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고 외쳤는데, 정말 잔디를 보면 피가 끓었어요. 스트레스가 심했죠.”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었나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그냥 푹 처져요. 센티멘털해진다고 할까. 살이 많이 쪘어요. 아시안컵 후에 80kg까지 늘었는데 만약 아빠가 곁에 없었다면 지금의 몸 상태를 찾을 수 없었을 거여요.”


-조광래 감독과는 연락 했나요.

“15일이 스승의 날이었잖아요. 그날은 비행기를 타느라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요. 오늘 아침 도착 후 전화를 드렸는데. 항상 말씀하셨던 부분들을 일러주시며 더 열심히 뛰라고 격려해 주셨죠.”


-이제 성인인데 여자친구 있나요.

“(웃음)아직 여자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독일에 엄마, 아빠 모두 함께 계시니까. 그래도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가 많죠. 연애할 단계는 아니지만 가끔 필요하기도 하고.”


-이상형은.

“(기다렸다는 듯) 키는 별로 상관없고요. 전 청순하면서 귀여운 타입이 좋아요. 몸매도 좋으면 끝내주지만.”


-독일에서 뛰는 구자철과는 자주 연락하는지.

“전화 통화는 자주 하죠. 하지만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어요. 스케줄이 다르다보니까. 자철이 형이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 사준다고 했어요. 서울에서 한 번 회동해야죠.”


-독일에서 한국 음식은 자주 먹는지.

“귀국하자마자 춘천으로 올 때 점심식사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었어요. 삼겹살, 자장면. 정말 먹고 싶은 거 많은데 말하면 끝이 없어요. 살이 찔까봐 자제하려고요.”


-아빠가 미울 때 없나요.

“(단호하게) 한 번도 없어요. 싫을 때도 없고요. 너무 솔직하셔서 제가 결장하는 날, 아빠는 제 단점을 지적하며 ‘그래서 넌 못 나가는 거야’라고 하세요. 기분은 엄청 나쁘죠. 너무 서운하고. 그런데 재미있는 게 아빠가 보는 경기에서 전 항상 골을 넣는 생각을 해요. 아빠가 일러주는 단점과 반대 장면을 머리에 그리는 거죠. 소심한 복수정도. 엄마한테 정말 죄송해요. 못난 아들이니까. 엄마한테 화를 많이 풀어요. 엄마가 한 달 전에 먼저 한국에 들어가셨는데 엄청 그리웠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고. 제가 왜 그렇게 못나게 굴었을까요.”


-손흥민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즐거움과 유쾌함. 천성이 즐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쉬워도 웃고, 화나도 웃고. 벤치에 있어도 짜증나지만 웃죠. 밝아야 제 인생도 활짝 펼 수 있다고 봐요.”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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