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 “난 샤프 최용수는 터프”

입력 2011-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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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13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왼쪽)이 포항 황선홍 감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과 포항은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포항 황선홍-서울 최용수 ‘스타 지도자’ 첫 맞대결

“선수 시절 난 우아한 스타일” 선제 공격
“황감독이 우아? 황새 생각나” 맞받아쳐
오늘 맞대결 앞두고 재치 입담 빵빵 터져
“독수리가 모든 면에서 강하다.”(FC서울 최용수 감독대행)

“황새는 우아함 속에 강함이 있다.”(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

서울과 포항을 대표하는 레전드 출신의 두 사령탑이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첫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과 포항 황선홍 감독은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온 스타출신으로, 같은 시기에 활약하며 명성을 쌓았다.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함께 달았고, 비슷한 시기에 일본 J리그에서 뛰었던 둘은 절친한 사이다.

경기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둘은 축구회관에서 공식인터뷰를 가졌다. 어색한 악수로 시작된 인터뷰에서 두 감독은 시종일관 ‘빵빵’ 터지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자극적인 이야기도 재치 있게 돌려서 표현하는 등 흥미진진했다.

황 감독이 먼저 최 대행을 웃겼다.

황 감독은 “선수시절 내가 샤프하고 우아한 스타일이었고, 최 감독대행은 파괴력과 터프한 면이 강했다. 잘 믹스하면 세계적인 선수가 나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샤프하고 우아한’이라는 대목에서 제대로 ‘빵’ 터졌다. 취재진이 크게 웃은 이유를 묻자 최 대행은 ”황새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랬다“며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최 대행도 지지 않았다.

“독수리와 황새 중 누가 이걸 것 같냐”는 질문에 “상식적으로 모든 면에서 독수리가 뛰어나지 않겠습니까”고 대답했다. 그러자 황 감독은 “황새는 우아하고, 부드러움을 갖췄지만 그 내면에 강함이 있다. 포항 승리를 확신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황 감독은 “최용수 감독대행의 세리머니가 화제인데 내일은 한 번도 못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자 최 대행은 “포항의 순위가 우리보다 한참 위에 있는데 한 번 양보해주셔도 될 것 같다”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두 감독은 복싱 경기 예고 포스터에 자주 나오는 장면을 연출했다. 황 감독이 먼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즈를 취했다. 후배인 최 대행은 선배 앞에서 그런 포즈를 취하는 게 어색한 듯 망설이다가 주먹을 쥐고 다가섰다.

황 감독과 최 대행은 “축구계가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는데, 내일 경기를 통해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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