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연기의 꿈 키우다 중학생때 가출했죠”

입력 2011-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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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향기’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임수향은 신인의 통과의례인 ‘연기력 논란’ 없이 52부작 대장정을 마쳤다.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 ‘신기생뎐’ 임수향, 스물한살 그녀의 꿈

중1때 길거리캐스팅…호기심에 오디션까지
미국으로 유학갔다 연기 그리워 1년만에 몰래 귀국
단식투쟁까지 하며 부모님 반대 꺾어
친구들 반응요?
제 연기보면 손발이 오글거린대요, 하하


연예인에게 이름은 외모와 더불어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빠른 길이다. 때로는 빼어난 외모보다 강한 여운이 남는 이름이 대중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기도 한다.

임수향(21)의 이름을 한자 뜻으로 풀어보면 ‘빼어난 향기’다. 이름이 풍기는 매력 덕분일까. 그는 데뷔하자마자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 주인공으로 발탁된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신인들의 통과의례라는 ‘연기력 논란’도 없이 52부작 드라마를 소화했다.


● 연기 하고싶어 중학교 때 미국서 몰래 귀국, 단식투쟁한 ‘고집쟁이’

임수향이 맡은 단사란 역을 맡겠다고 오디션에 응시한 지원자는 1000여 명에 달했다. 그래서 방송가에서는 “25세 여자 주인공을 연기할만한 신인들은 다 응시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임수향은 “처음엔 서로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잘해서 잘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웃었다.

부산이 고향인 임수향은 안양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의 연극영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연기자를 인생의 목표로 삼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거리에서 연예매니저로부터 명함 한 장을 받은 뒤다.

“시험 삼아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어요. 어린 마음에 제가 정말 예쁜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그 뒤에 미국 버지니아로 유학을 갔는데, 동네에 외국인은 저 혼자뿐이었어요. 연기는 하고 싶고 미국 생활은 적응하기 어려워서 1년 만에 엄마 몰래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죠. 하하.”

그 때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임수향의 연기도전이 시작됐다. 일주일에 한 번씩 KTX를 타고 서울에 와서 연기학원을 다녔다. 이후 안양예고에 진학해 연기자의 꿈을 이어갔다.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은 편이에요. 꿈이 바뀌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부모님이 심하게 반대했는데 밥도 안 먹고 버텨 제가 결국 이겼어요.”


● 단사란?…“친구들은 ‘못 보겠다’고 놀려요”

임수향의 데뷔작은 1월 방송한 SBS ‘파라다이스 목장’이다. 주인공 이연희의 동생인 천방지축 여고생 역이다. 비슷한 시기 시작한 ‘신기생뎐’에서는 분위기를 바꿔 여성스러운 단사란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요소는 다 갖춘 단사란을 두고 임수향은 “친구들은 저랑 너무 달라 못 보겠다며 놀렸는데 단사란 안에 임수향의 모습이 있으니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실제로는 단사란처럼 모든 요리법을 달달 외우고 있진 않다”며 웃었다.

쓰는 드라마마다 늘 논란이 생기는 임성한 작가 작품에 출연한 소감은 어땠을까. 종영을 앞두고 귀신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임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작가님이 쓴 다른 드라마도 이런저런 반응을 얻었던 것 같은데 저는 자세히 몰랐어요. 단순하게 드라마를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드라마든 영화든 허구의 이야기니까요.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를 푸는 지 집중해서 보는데 ‘신기생뎐’은 가족이 만드는 사랑 이야기 같아요.”

연기 경험이 거의 없던 임수향은 50부작 드라마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카메라 앞에 섰던 경험도 없고 큰 작품을 해본적도 없는데 덜컥 컵이 났다”며 “PD님이 걸음걸이부터 웃음소리, 손동작까지 일일이 지적해줬는데 그 때마다 가장 많이 한 말은 ‘왜요?’였다”고도 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 지 물어봐야 한다고 믿었어요.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과정의 반복이었죠. 스트레스를 받아 울던 때도 있는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어요. 투자하고 노력해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기자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임수향은 또래보다 성숙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실제론 엉뚱한 면이 많다. ‘요즘 빠져있는 것’을 묻자 그는 투애니원의 신곡 ‘내가 제일 잘 나가’를 꼽았다. “매일 그 노래를 들어요. 노래를 들으면 왠지 제가 제일 잘 나가는 사람 같은 기분에 빠지거든요. 하하.”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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