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원포인트 릴리프 선수 뽑겠다”

입력 2012-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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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최강희 감독(왼쪽)과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이 3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앞서 다정하게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쿠웨이트전 밑그림 떴다

패하면 끝장…어린선수들에겐 부담
최종예선행 길 터주고 물러나는 역할
전북 베테랑 김상식 0순위 후보 부상

“은퇴한 박지성은 다시 부르지 않겠다”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 최강희 감독의 쿠웨이트 전(2월29일) 밑그림이 공개됐다.

최 감독은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축구협회 조중연 회장, 이회택 부회장,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 등과 점심식사를 했다. 이후 홍 감독과 나란히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 달 22일 취임 기자회견 이후 처음 갖는 공식적인 자리였다. 2월29일 열리는 쿠웨이트와 2014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 홈경기에 대한 구상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한국은 쿠웨이트 전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비기기만 해도 된다. 그러나 만에 하나 패하면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최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건 다 잊고 쿠웨이트 전 승리에 모든 걸 걸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원 포인트 릴리프 선수 필요

전임 조광래 감독은 아기자기한 패스를 중요시 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지향했다.

최강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지금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쿠웨이트를 무조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쿠웨이트 전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가 아닐 것이다. 쿠웨이트 전을 잘 치러 최종예선에 오른 뒤 나만의 색깔을 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웨이트 전처럼 비겨도 되는 경기가 가장 힘들다. 어린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큰 경기에도 동요되지 않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원 포인트 릴리프 선수를 뽑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전 1경기만을 위한 선수 선발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발탁되는 선수 입장에서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후배들을 위해 최종예선으로 가는 길을 터준 뒤 물러나는 역할이다. 최 감독과 마음으로 통하는 막역한 사이여야 한다.

전북의 김상식(35)이 첫 손으로 꼽힌다. 김상식은 2009년 성남에서 방출됐다. 울산행이 거의 확정적이었지만 전북 최강희 감독이 손을 내밀어 마음을 바꿨다. 전북에서 완벽하게 부활해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우승 후 공개적으로 “일등공신은 김상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상식은 대표팀 경험도 풍부하다. A매치 58경기를 소화했다. 2006독일월드컵에 참가해 조별리그 2경기를 뛰었다.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 수비로 활용될 수 있다. 설기현(32·울산)이나 김남일(34), 안정환(35) 등이 부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 유럽파 중용? 글쎄

대표선수 선발 기준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최 감독은 “K리그나 한국축구에서 최고 능력을 가진 선수는 나이와 경력을 불문하고 뽑겠다”고 선언했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의 발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유럽파들의 합류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

셀틱에서 뛰는 기성용과 차두리를 제외하면 박주영(아스널), 손흥민(함부르크),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전임 조광래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늘 대표팀에 불러 들였다.

최 감독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구자철은 경고 누적으로 쿠웨이트 전에 뛸 수 없다. 최 감독은 “경기에 오래 못 뛰면 감각 뿐 아니라 체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럽파들이 1,2월 동안 좀 더 분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계속 게임을 못 뛰면 대표팀에서 중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주영은 예외가 될 수도 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은 소속 팀에서는 못 뛰지만 대표팀에서는 그래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1,2월 중 유럽으로 직접 건너가 이들의 컨디션을 현지에서 직접 체크할 계획이다. 박지성(맨유)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은퇴한 선수를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박주영에게 주장 완장을 맡길 것인지에 대해 최 감독은 “선수구성이 마무리 되면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수로 주장을 뽑겠다.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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