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엘, 하얀 도화지에 천의 목소리를 담아내다

입력 2012-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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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반 ‘마이 퍼스트 준’(My First June)을 발표하면서 다섯 곡 중 세 곡의 자작곡을 담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주니엘.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마이 퍼스트 준’ 데뷔…열여덟 싱어송라이터 주니엘

내 장점은? 곡에 따라 목소리가 달라
SM JYP 고배…색깔 찾아 일본 유학
‘라이브의 완성은 관객과의 소통’ 배워
돈 벌면 건물 사서 내 작업실 마련 꿈

가요계에서 신인의 데뷔는 별 일이 아니다. 한 달에도 많게는 10여 팀이 데뷔할 정도로 신인가수가 넘쳐난다.

그러나 7일 첫 음반 ‘마이 퍼스트 준’(My First June)을 발표한 주니엘(최준희·18)의 데뷔는 ‘별 일’일 것 같다. 주니엘은 5곡 짜리 데뷔 앨범에 세 곡의 자작곡을 담은 싱어송라이터이면서 가녀린 몸매와 앳된 얼굴의 청순가련형 외모를 가졌다. 여기에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과 자신의 음악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지녔다. 자극적인 전자음악과 화려한 군무를 앞세운 ‘아이돌 댄스가수’ 일색의 가요계에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으로 나선 주니엘에게 ‘대형 신인’이라는 수식어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곡의 느낌이나 감정에 따라 목소리가 바뀐다. 그래서 여러 감성의 노래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고, 곡마다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 같다는 평을 받는다. 작사, 작곡을 직접 한다는 점도 그렇다.”

주니엘은 자연풍광에서, 또 영화를 보면서 악상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무심결에 멜로디가 생각나고 가사와 멜로디가 동시에 떠올라 즉석에서 곡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작곡해 둔 곡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0여곡에 이른다.

주니엘의 데뷔 앨범엔 모던 팝 장르가 담겨 있지만, 일본 록밴드 동경사변이나 미국의 펑크밴드 패닛 앳 더 디스코와 같은 강렬한 음악도 즐겨 듣는다. 독특한 음악 스타일의 영국 가수 릴리 알렌, 폴란드 출신의 재즈 가수 안나 마리아를 동경한다. 그만큼 주니엘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넓다.

젊은 날 가수를 꿈꿨던 아버지가 기타 치며 불러주던 에릭 클랩튼, 비틀스, 레드 제플린을 들으며 성장한 주니엘은 초등학교 때 보아의 콘서트 영상을 보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좋아 보여”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SM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도 지원했지만 발탁되지 않았다.

“SM, JYP와는 색깔이 맞지 않았을 뿐이다. 좌절은 안 했다. 언젠가 될 거라고 믿었다.”


-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음악은 내 인생이다. 내게 음악은 그냥 나 자신이다. 당장 음악이 없어진다면 나도 없을 것 같다.”

현 소속사 FNC뮤직에 발탁된 후 음악 공부를 위해 2010년 일본으로 갔다. 그해 일본의 한 잡지사가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 ‘니이지로 슈퍼노바’에서 우승을 했고, 길거리 공연과 클럽 공연을 꾸준히 하며 라이브 감각을 익혔다. 2011년 4월과 7월에 각각 인디 음반을 발표했고, 워너뮤직 저팬의 러브콜을 받고 같은 해 11월과 올해 2월 각각 ‘포에버’ ‘사쿠라’ 등 두 장의 싱글을 발표하며 일본 주류 음악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라이브를 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걸 배웠다. 혼자 노래만 하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관객과 대화도, 감정도 나누며 소통하는 게 라이브의 완성이다.”

주니엘은 “이제 흰색 도화지 한 장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하나씩 색깔을 칠해서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선 우선 내 이름을 각인시키고, 나의 다음 앨범을 기다렸다가 찾아서 들을 만한 신뢰감을 주는 것이 목표다. 자기 스타일이 있는 가수,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최고의 여자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서 경제적으로 풍족해질 수 있다면 일단 건물을 사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내 작업실을 만들어 하고 싶은 음악을 눈치 안 보며 마음껏 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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