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바라는 1.8GHz, 대체 뭐길래

입력 2013-02-20 13: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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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0억 원.
2012년 8월 17일 시행됐던 800MHz와 1.8GHz의 동시오름 입찰방식 주파수 경매의 최종 낙찰가다. 시초가 4,455억 원으로 시작했던 이 경매는 18일 5,437억 원, 19일 6,005억 원, 22일, 6,633억 원, 23일 7,327억 원, 24일 8,093억 원, 25일 8,941억 원을 돌파해, 26일 81회차 경매에 이르러 SK텔레콤이 써낸 9,950억 원까지 증가했다. 당시 KT가 한번 더 경매에 입찰하면 입찰가는 1조 원을 돌파하는 상황. 언론 및 업계, 여론들의 비판이 커져 결국 KT는 입찰을 포기했고, SK텔레콤의 9,950억 원이 최종 낙찰가가 됐다.



이처럼 이동통신사의 과도한 출혈 경쟁이 올해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작년 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증가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량과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주파수 부족난 해소를 위해 600MHz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1GHz 대역폭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모바일광개토플랜 2.0’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올해 안에 1.8GHz 대역에서 35~60MHz폭, 2.6GHz 대역에서 80MHz폭을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추진 계획에 관한 사항’으로 의결했다.
추가로 할당하는 주파수는 군용으로 사용하던 1.8GHz 대역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종료로 확보한 2.6GHz 대역이다. 업계에서는 이 주파수 할당이 빠르면 오는 4월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그리고 오늘 방통위는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1.8GHz 및 2.6GHz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 논의되어 온 1.8GHz 대역 및 2.6GHz 대역의 3가지 할당방안을 토의했다.



1.8GHz,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LTE 주파수


이동통신 3사의 시선은 방통위가 논의하기로 한 3가지 주파수 할당 방안과 경매 입찰방식에 쏠려 있다. 그리고 이동통신 3사의 의견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이유는 결국 1.8GHz 대역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있다. 사활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통신 3사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동통신사에게 있어 주파수는 경쟁 활성화뿐만 아니라 회사의 존폐를 정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로 나온 1.8GHz 대역은 전세계에서 LTE 주파수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다. 지난 2013년 1월 10일, GSA(Global mobile Suppliers Addociation)에서 발표한 ‘GSA updata LTE Developments Worldwide’ 자료를 살펴보면, 전세계 114개국에서 381개의 사업자가 LTE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중 1.8GHz 대역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사업자 약 60여 곳으로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그 다음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2.6GHz로 약 50여 곳에 달한다(대부분 유럽 국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LTE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한 가지 예로 이동통신사가 단말기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제조사가 해당 주파수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주로 제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1.8GHz를 사용하는 이동통신사는 단말기 확보가 쉽다. 만약 아이폰을 출시하는 애플이 1.8GHz 주파수에서 LTE 지원을 우선시하고, 타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이동통신사는 제품을 출시하고 싶어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8GHz,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같지만 다른 시선


이동통신 3사 중 1.8GHz를 가장 간절히 바라고 있는 곳은 KT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현재 LTE를 서비스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을 알아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주)와 1.8GHz(보조)에서, KT는 1.8GHz(주)와 800MHz(보조)에서, LG유플러스는 800MHz(주)와 2.1GHz(보조)에서 LTE를 서비스하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1.8GHz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는 KT와 SK텔레콤으로, KT는 1,840MHz~1,850MHz 대역을, SK텔레콤은 1,850MHz~1,860MHz 대역을 LTE 하향(내려받기)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방통위가 추가로 할당하는 1.8GHz 주파수 대역은 1,805MHz~1,840MHz(하향)로 KT가 서비스하고 있는 LTE 주파수 대역과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만약 KT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을 경우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LTE를 광대역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광대역으로 서비스할 경우, 이론적으로 최대 75Mbps인 LTE 전송속도가 최대 150Mbps로 높아진다. 이를 두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특혜가 아닌가’라며 반문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이 ‘특혜’라는 측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LG유플러스 정책협력담당 강학주 상무는 “당 사 분석으로 투자비 측면에서 KT는 약 2,000억 원대에 불과하나, LG유플러스는 2.7조 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경쟁력 측면도 문제다. 2012년 시행한 마케팅 전문기관, 방통위와 KISA 및 민간 연구소의 조사결과 이용자 중 28~37%가 전송속도 등 품질을 이유로 사업자를 변경한다. 이를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면 LG유플러스가 (만약 1.8GHz를 할당받았을 경우) 전국망을 구축하는데 2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약 300만 명이 이탈해, 이동통신 3사간 경쟁 상황이 10년 이상 후퇴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우려했다.
이동통신 3사의 주장은 나름 일리가 있다. KT는 전세계 최초로 LTE를 광대역 서비스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혜택은 사용자에게 돌아갈 것을 주장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앞서 언급한대로 KT의 특혜가 아니냐고 우려한다. 과연 방통위가 어떤 방식으로 주파수 할당 경매를 진행할 것이며, 입찰 방식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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