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피플] 이강일 이사장 “소리 소문 없이 오는 중풍…운동·식습관으로 예방 가능”

입력 2013-09-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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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나사렛국제병원은 의료국제화와 최첨단 줄기세포 치료로 의료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나사렛국제병원 이강일 이사장은 “앞으로 한-양방 협진을 발판으로 ‘질병 완치 100%%’에 도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씨

■ 인천 나사렛국제병원 이강일 이사장

혈관 더럽히는 ‘흡연·지방식’ 최대 적
가족력 있다면 꾸준한 정기 검사 필수
중풍 치료 ‘한·양방 협진’ 가장 효과적

외국인 환자 유입 등 의료국제화 앞장
줄기세포 치료 보험 적용 안돼 아쉬워

갑자기 쓰러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입과 눈이 비뚤어진다. 몸의 반쪽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가 하면 말까지 더듬는다. 때론 한쪽 눈이 흐리거나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 현대 의학에서 뇌졸중으로 표현되는 중풍(中風)이다. ‘바람에 적중되었다’는 뜻의 중풍은 전 세계 인구 6명중 1명이 일생 중에 한번은 경험하게 되는 고약한 병.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증질환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계절이 바뀌는 간절기와 추운 겨울에 많이 발병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중풍은 우연히 발병하는 게 아니라 예정된 질환이라고 한다. 예정된 질환이라면 충분히 막을 수도 있을 터. ‘중풍 잡는 풍 박사’로 유명한 인천 나사렛국제병원 이강일 이사장을 만나 중풍의 예방과 치료법 및 최근 의료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의료 국제화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 중풍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중풍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나.

“중풍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어 나타나는 신경의 장애다. 흔히 노인에게 많이 오는 질병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40·50·60대가 거의 평준화돼 있다. 심지어 20, 30대에서도 상당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대를 초월한 질환이다. 중풍은 혈관과 관련된 병이기 때문에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혈관을 더럽히는 음식과 흡연은 최대의 적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 성인병도 큰 원인이다. 소금과 설탕 및 지방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도 문제다. 가족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가 ‘중풍과의 전쟁’을 통해 얻은 결론은 중풍 또한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인데, 예방법과 치료법을 소개해 달라.

“먼저 인체 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장비나 약품만으로는 혈관을 청소할 수 없다.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혈관에 붙어 있는 콜레스테롤 지질 소금 등이 없어진다. 운동을 게을리 하는 사람은 중풍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특히 욕심이나 감정표현을 과격하게 하지 말라. 분노를 심하게 표현하거나 화를 내면 중풍 위험성이 그만큼 올라간다. 식생활도 채소와 육류 비율을 30대1로 유지하는 게 좋다. 적절한 휴식과 수면도 필수 요건이다. 하루 6시간 이상 자고 적당한 휴식을 생활화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 조금만 조심하면 중풍 요인을 극복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침과 뜸으로 예방할 수 있다.”

중풍박사인 이 이사장도 중풍에 취약한 가계(家系)란다. 증조할아버지를 비롯해 집안 어른 대부분이 50대 이전에 중풍으로 쓰러졌다. 명의가 되라는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한의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한의학을 접하면서 현대의학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를 찾다가 중풍에 전념하게 됐다. 고희를 넘긴 이 이사장은 지금도 중국 의학고전 공부에 매진하는 학구파다. 그는 “한의학은 공부가 끝이 없다. 중국 의학고전은 수천 년 동안 이어온 환자진료의 결과물이다. 약 종류만 4500가지가 넘고 처방도 4만5000가지나 된다. 그 비방을 공부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중풍은 한의학으로만 치료가 가능한가.

“중풍의 마비, 즉 기능 상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침과 뜸 그리고 한약 처방을 써야 한다. 기능을 되찾기 위한 한약 처방은 200여 종류가 넘는다. 물론 한방을 이용한 의학적 검사와 치료 및 예방이 필요하고 동시에 서양 의학적인 검사와 치료 예방도 필요하다. 따라서 양방과 한방 협진이 중풍 치료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 나사렛국제병원에서 한·양방 협진을 하는 이유다”


- 나사렛국제병원 이사장으로 오랫동안 병원경영을 이끌어왔는데.

“요즘 병원 경영이 녹록치 않다. 의료보험제도의 맹점 때문이다. 중풍환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장기간 입원치료를 해야 하는데 3개월 이상 장기입원하면 보험수가가 안 맞아 병원이 손해를 본다. 그러다보니 환자는 주 치료병원을 벗어나 떠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가슴 아프다. 병원등급에도 문제점이 많다. 간호사 숫자가 병원등급을 좌우하는 실정이다. 서울 빅5 병원들은 대기 간호사까지 두고 있는데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이 이사장은 그 대책으로 나사렛국제병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보험만으론 병원경영이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몽골 아랍 등의 부유층을 겨냥한 고가 맞춤치료다.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외국에서 한의학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뿌듯해했다.


- 나사렛국제병원은 줄기세포 치료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데.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후 다시 주입해 치료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장기 기능을 되찾는데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아쉽게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적용할 수 없다. 의료보험 적용도 안 된다. 사실 줄기세포 치료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다. 일부 불신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우리 병원에선 이미 미국 유명 의사들까지 와서 본인이 직접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간 사례가 많다. 노화예방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한 번에 3500만원 정도가 들어가지만 아랍 부유층들의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 병원의 최고의 의료기술로 이룬 성과다.”

이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한방으로 기적을 이룬 사례들을 스마트폰 화면 기록을 통해 보여줬다. 중풍으로 누워서 왔다가 다섯 달 만에 걸어서 나간 성악가 환자, 손 경련으로 내원했다 두 달 만에 완치된 다섯 살 아이 등의 많은 성공사례가 날짜 시간과 함께 기록돼 있었다. 이 이사장은 이런 환자들을 볼 때 의료인으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방이라는 의술의 힘에 또 한번 감동받은 순간이었다.


■ 이강일 이사장?

●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 가천길대학 외래교수
● 인천 나사렛국제병원 이사장
● 적십자박애상 금상(대학적십자사)
● 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인천광역시장)
● 34회 보건의날기념 국민포상
● 행정자치부 장관상 표창

인천|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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