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헌기자의 KBL 레이더] 김주성 못 나오는데 10연패 동부 이충희 리더십 시험대

입력 2013-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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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초반 4승1패로 모비스와 공동선두를 달릴 때만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10월 25일 KT전 이후 한달 가까이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속절없이 10연패를 당하며 구단 역사상 최다연패 신기록이란 불명예까지 안았다.

동부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시즌 여러 악재 속에서 7위에 그쳤던 동부는 신임 사령탑 이충희 감독(사진)을 영입하고, 새 터전(원주종합체육관)과 새 숙소까지 마련하며 야심 차게 새 시즌을 맞았지만 초반 큰 위기에 직면해있다. 10연패 과정에서 동부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주성은 두 번이나 쓰러졌다. 김주성은 복귀전이었던 9일 LG전에서 또다시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았던 허버트 힐은 여러 가지 뒷말을 남기다 비골 골절로 8주 진단을 받고 결국 한국무대를 떠났다.

어떤 종목이든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기 마련이다. 현재 동부의 상태가 딱 그렇다. ‘잘 되면 선수 덕, 못 하면 감독 탓’이란 말처럼, 이 감독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쏟아지고 있다.

1980년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이 감독은 그동안 ‘슈퍼스타 출신은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는 험난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과거 LG와 오리온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의 프로 현장 복귀는 5년만이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프로농구의 수비전술과 기술은 몰라보게 발전했다. 5년의 공백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이 감독으로선 초반 부진이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02년 김주성 입단 이후 동부는 ‘김주성의 팀’이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에 대한 절대적 의존도는 하루아침에 낮출 수가 없다. 그러나 동부는 지금 눈앞의 1승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럴 때 해법을 제시하고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게 벤치다.

동부는 19일 원주에서 전자랜드와 만난다. 1라운드 맞대결에선 김주성이 뛰고도 58-71로 완패했다. 이번에는 김주성 없이 싸워야 한다. 김주성은 잘 해야 22일 KT전에나 나설 수 있다. 동부는 이번 주 24일 SK전까지 3게임이 예정돼 있다. 전자랜드보다 KT, KT보다는 SK가 상대적으로 더 버겁다.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동부가 기나긴 연패의 사슬을 끊고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을까. 동부의 연패 장기화는 리그의 건전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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