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수 이상은 “선배 가수들의 컴백, 다양한 문화 만들 것”

입력 2014-03-25 16: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상은은 4년 만에 앨범을 발매하며 “더 좋은 곡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만들었다. 조금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세월이 지나도 들을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신선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4년 3월. 가요계에는 1980, 19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들의 컴백 열풍이 불고 있다. 그 흐름에 ‘담다디’ ‘언젠가는’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싱어송라이터 이상은(44)도 합류했다. 하지만 그의 컴백은 시장 상황을 노린 전략적인 움직임은 아니다.

이상은은 1988년 데뷔 후 26년 동안 꾸준히 음악의 길을 걸어온 ‘장인’. 대중에게 주목받는 것보다는 우직하게 자신만의 음악을 고집한 아티스트다. 당장의 인기 대신 10년이 지나도 기억되는 ‘명품’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4년 만에 신보를 내고도 느긋한 모습이다.

“제 곡은 천천히 무쇠솥처럼 달궈지는 스타일이죠.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들이 알아주실 거라 생각해요.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불리고 들리는 노래들 있죠? 유효기간이 짧은 음악 말고 생명력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늘 음악 작업에 많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인다. 데뷔와 동시에 ‘담다디’로 주목받았지만 쏟아지는 관심을 뒤로하고 훌쩍 유학길에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는 팔방미인형이 아니에요. 그래서 묵직하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잘 어울리고 좋아요. 꾸준히 음악을 공부해왔고 지금도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가 연구하고 공부한 음악들이 대중에 친숙한 것은 아니었다. 인기보다 작품성에 가치를 두다보니 마니아층은 단단하게 형성됐지만 대중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 15집 앨범 ‘루루(lulu)’는 왠지 친숙하고 편하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 소중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연구소에서 하는 공부는 내려놓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보자는 생각으로 나왔습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그만하고 사람들 이야기를 좀 해보자는 것이죠.”

이상은은 “장기하, 버스커버스커, 가을방학 등 후배 가수들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이번 앨범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하다. “듣는 사람들에게 ‘힐링’ 됐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밝고 희망찬 메시지들이 담겼다. 타이틀곡 ‘태양은 가득히’의 ‘언제나 밝은 곳을 봐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가 없어요’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세상에는 흐름에 맞춰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어요.”

그는 급변하는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요즘 가요계의 흐름은 정말 빠르다. 좀 더 다양한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3월․4월 선배 가수들의 컴백이 조금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느린 세대들이 너무 빠르지 않니? 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 30․40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지 않을까요? 문화는 다양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일조하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