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리남’ 장동건, 저예산 다큐영화 제작비 지원

입력 2016-11-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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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이 2002년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제작자인 김태영 감독의 신작 ‘딜쿠샤’에 제작비를 보탰다. 영화로 맺은 두 사람의 인연이 15년째 계속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5년 전 인연 김태영 감독의 ‘딜큐샤’
전체 제작비 10%인 ‘2000만원’ 건네

톱스타 장동건의 각별한 의리가 영화계에 훈훈한 미담으로 빛나고 있다.

장동건이 과거 주연한 영화로 인연을 맺은 제작자와 신뢰의 끈을 놓지 않고 의미 있는 지원에 나서 화제다. 자신에게 도전의 기회를 준 영화 제작자의 새로운 출발을 돕기 위해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선뜻 보탰다.

장동건은 2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딜쿠샤’(감독 김태영 이세영·제작 인디컴)에 제작비 2000만원을 보탰다. 순 제작비가 2억2000만원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혼자 책임진 셈이다.

장동건이 ‘딜쿠샤’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쏟는 이유는 제작자이자 연출자인 김태영 감독과 15년 동안 이어온 인연에 있다. 김 감독은 장동건이 2002년 주연한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기획하고 만든 제작자이다.

당시 한국영화가 제대로 시도하지 못하던 SF액션 장르로서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사람들의 활약을 그렸다. 한국과 일본의 톱스타들이 출연해 주목받기도 했다. 비록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않았지만 혁신적인 시도로 화제를 모았고 장동건은 새로운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동건은 15년 전 맺은 인연을 그동안 잊지 않았다. 영화 개봉 뒤에도 김태영 감독과 여행을 함께 다니면서 우정을 나눴다. 그런 장동건은 김 감독이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이후 처음 개봉하는 영화이자, 3년 동안 준비해온 ‘딜쿠샤’에 제작비는 물론 특별출연 형식으로도 참여했다. 앞서 배우 안성기 역시 특별출연으로 재능기부한 것은 물론 제작비를 일부 보태기도 했다.

장동건은 ‘딜쿠샤’가 가진 따뜻한 감성을 확인한 뒤 ‘팬’을 자처하고 있다. 개봉에 앞서 내용의 일부를 먼저 확인한 그는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라고 밝혔다. 등장인물 전부 실제 상황과 실명 그대로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장르인데도 판타지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 역시 관심을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쿠샤’는 2003년 ‘미스터 레이디’ 제작 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를 얻은 김태영 감독이 최악의 상황에서 최상의 꿈을 품고 사는 이웃과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 파출부로 살면서 노래를 포기하지 않은 트로트 가수 김정옥씨와 그 아들을 비롯해 시력을 잃어가는 연극연출자 기홍주씨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딜쿠샤는 서울 종로구 행촌동의 한 빨간 벽돌집. 1923년 3·1운동 독립선언서를 세계에 처음 알린 미국인 기자 앨버트 테일러가 지은 양옥집이다. 지난해 정부의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뒤 복원을 앞두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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