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상윤 “다음 작품? 시트콤 정말 해보고 싶어요”

입력 2017-05-29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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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상윤 “다음 작품? 시트콤 정말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공항가는 길’에서부터 이상윤이 달라졌다. 착하고 정직할 것만 같은 이미지를 풍기던 그가, 자신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귓속말’ 또한 그런 변신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었다. ‘파격’으로 자신의 고정 이미지를 ‘격파’하려던 또 하나의 도전이었던 것.

“기존에 제가 가볍고 유쾌하면서 따스하기만 했던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면, 이 인물은 좀 더 날카롭고 무게감이 있는 그런 인물이었죠. 인물 작품 자체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인물을 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힘을 받지 못했다는 건 아쉽네요. 연기적인 면에서 힘이 느껴지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고요. 연기적으로 완전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정도만 보여드린 것 같고요. 욕도 엄청 많이 들었다고 전해 들었어요(웃음).”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워낙에 반듯한 이미지를 풍겨왔던 이상윤이,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상윤이 직접 입을 열었다.

“안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았죠. 변론을 하자면요, 첫 회 엔딩부터 목덜미가 잡히고 태백에서는 청구 재판으로 목덜미가 잡힌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해야 하니 힘 있는 인물들에 비해서는 추진력이 좀 약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런 걸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일이 없기도 했고요. 향후 작품 선택에 있어서 넓은 선택폭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멜로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뜬금 없는 멜로라는 지적이었다. 이상윤은 이에 대해서도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했다.



“사건이 중심이다 보니까요. 멜로는 사건이 아니잖아요. 감정과 사랑 사이에 어떤 화학작용 같은 거죠. 그런 부분들이 다른 방식인 것 같아요. 사건이 쌓이는 친밀감을 바탕으로 하는 멜로인 것 같고요. 우리가 아는 사랑 이야기, 그런 멜로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거다 보니 작가님만의 멜로는 익숙지 않은 거죠. 어떻게 보면 뜬금없는 거고 낯선 방식의 멜로였던 것 같아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만큼, 배우들도 이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을 터. 주연 배우인 만큼 이상윤 또한 이런 반응을 그저 지나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제 주변에 그런 반응을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월요일 오후는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보영 누나도 ‘너랑 나랑 엄청 욕먹고 있어’라는 이야기도 했었고요. 저도 찾아보긴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찾아보지 않아도 바로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런 반응 속에서도 ‘귓속말’은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20% 시청률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고, 아쉬움은 남겼을지라도 의미 있는 드라마로 남게 됐다.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계기로 포상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다들 기분 좋아했죠. 20%를 돌파하면 포상휴가를 보내준다는 말이 처음부터 있었는데, 10회 정도 됐을 때 한, 두주 안에 넘으면 갈 수 있다고 했죠. 10회가 넘으면 준비하는 기간이 걸리니까 갈 수가 없었고요. 근데 마지막에 넘긴 거죠.”

새로운 캐릭터와의 만남, 그리고 이보영과의 재회 등 여러모로 이상윤에게는 ‘귓속말’이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터. ‘귓속말’이 그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됐을까.

“개인적으로는 좋은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장르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었고, 박경수 작가님의 대본을 연기해볼 수 있었던 것 등 여러 가지로요. 그러면서 혼도 많이 나고 했는데, 좋은 공부를 했던 것 같고, 또 이보영 누나와 같이 작품을 해서 좋았어요. ‘귓속말’ 전전작과 전작이 상승세라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걸 못 만들어서 죄송스럽고 안타깝기도 해요.”

캐릭터 변신을 시도했던 ‘귓속말’ 이후 그의 차기작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작품에선 어떤 이상윤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너무 무겁지 않은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두 작품이 너무 정적이었던 것 같고요. ‘귓속말’은 긴장감은 넘쳤지만 굉장히 정적이었고요. 행동을 바탕으로 하는 게 아니라 두뇌 싸움이니까요. 풀어줄 수 있고 가볍게 소화할 수 있는 편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좋지 않을까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을 것 같아요. 코미디도 잘 할 수 있어요. 리얼로 웃기는 건 못하는데 그런 상황을 연기하라면 할 수 있거든요. 시트콤을 정말 해보고 싶네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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