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패전 속에서 얻은 희망과 소득

입력 2017-06-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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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전에 선발등판해 희망의 역투를 펼쳤다. 이날 패전투수가 됐지만 2015년 어깨수술 후 최다이닝(7), 최다투구수(102), 최고구속(151km)을 찍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이 6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102개의 투구수로 7안타(1홈런 포함) 4삼진 무4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6패(2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방어율은 전날까지 3점대(3.91)에서 이날 경기 후 4점대(4.08)로 올랐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향후 풀어야할 숙제도 나타났다. 그러나 투구내용을 뜯어보면 의미가 있는 경기였고, 진전이 있는 등판이었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어깨수술 후 최다이닝-최다투구-최고구속

류현진의 이날 등판이 의미 있는 것은 2015년 어깨 수술 후 최다이닝과 최다투구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차례(4월19일 콜로라도전, 4월25일 샌프란시스코전, 6월1일 세인트루이스전) 6이닝을 소화한 것이 개인 최다이닝 기록이었다. 그리고 5월12일 콜로라도전에서 4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진 것이 100개 이상 던진 유일한 경기였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닝이터’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어깨수술 후 최고구속 94마일(151㎞)까지 찍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1회 워싱턴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를 비롯해 경기 초반 시속 94마일 포심패스트볼(직구)을 자주 구사했다. 직구가 살면서 다른 변화구도 위력을 발휘했다. 그동안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이제 어깨 수술 후유증에 따른 물음표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날 4실점을 모두 2사 이후에 내줬기 때문이다. 2회 2사 후 앤서니 렌던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홈런은 불의의 일격이라고 치더라도, 4회(2실점)와 5회(1실점) 2사 후 실점한 과정이 좋지 않았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다소 줄어들고 컨트롤이 정교해지지 못하면서 실투가 안타로 연결된 부분도 개선해야할 숙제로 꼽혔다.



● 로버츠 감독 “류현진은 다음에도 선발” 약속

류현진은 선발투수 알렉스 우드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날 임시선발로 나섰다. 현재 불안한 신분이다. 그러나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서 향후 류현진의 등판 날짜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다음 등판도 선발이다”고 공언했다. 결과를 떠나 이날 보여준 투구내용 자체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과거의 류현진’으로 돌아갈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다저스는 우드의 부상 속에 마에다 겐타, 리치 힐 등 선발투수들이 이닝이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로버츠 감독으로선 이날 류현진의 건강한 7이닝 투구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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