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크리미널마인드’, 수사극 맞나? “원작 이름값 아깝다”

입력 2017-08-04 14: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리미널마인드’, 수사극 맞나? “원작 이름값 아깝다”

원작이 있음에도 근본을 찾아볼 수 없는 드라마가 나타났다.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극본 홍승현 연출 양윤호)의 이야기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미국 ABC Studio에서 제작한 시리즈로, 2005년부터 13년째 꾸준한 사랑받는 최장수 인기 미국드라마다. 전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됐으며, 이번에 tvN에서 세계 최초로 리메이크해 주목받고 있다. 범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그리고 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에서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테러리스트 등 잔혹한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해 수사하는 국가범죄정보국 범죄행동분석팀(NCI) 요원들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원작을 한국적인 정서를 녹였다고 말하기에는 원작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원작 특유의 무거움과 ‘극사실주의’적인 성격은 배제된 채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한 수사물이라고 하기에는 허점 투성이다.

4회까지 방영된 현재,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프로파일링의 허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 분석하고 이를 추론하는 일반적인 프로파일링 기법과 달리 이미 추론해놓고 데이터를 맞춰 보는 식이다. 마치 인물들이 ‘나는 당신이 범인임을 알고 있다’라는 식의 프로파일링을 펼치고 있다. 현실적인 프로파일링 기법과 전혀 관계 없는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4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리퍼’ 김용철(김원해)에 대한 NCI 팀의 대응 능력도 허술하다. 김용철은 ‘리퍼’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이다. 그러나 극에서 그려지는 ‘리퍼’에 대한 프로파일링과 달리 김용철에 대한 정보는 전혀 달랐다. ‘리퍼’는 급소를 단번에 공격할 만큼 의학적인 지식이 풍부한 인물이지만, 김용철이라는 생존자가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데이터화 되지 않았다. 그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7년간 피해자이자 목격자, 생존자로만 그를 인지한 수사기관의 허술함을 드러내고 있다.

또 USB로 인한 해킹 장면에서는 국가 정보기관의 무능함을 넘어선 과대망상 전개가 펼쳐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USB를 감식조차 하지 않은 채 정보기관의 메인 서버에 연결하는 행동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정보기관에서 하는 행동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면이다. 그리고 ‘리퍼’ 김용철의 해킹 능력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그가 뛰어난(?) 연쇄살인범일지 모르나, ‘절대 능력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리퍼’ 김용철을 마치 악(惡)에 있어서 절대 능력자처럼 그리며 극의 개연성을 흐리고 있다. 그야말로 과대망상 전개의 예가 아닐 수 없다.


각 캐릭터에 임하는 배우들의 태도 역시 문제다. 일반적인 수사물 속 여성 캐릭터들과 달리 짙은 화장으로 도색된 얼굴은 극의 몰입을 방해하기 충분하다. 사건 현장을 드나드는 요원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또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멜로퀸’으로 안정된 연기력을 펼쳤던 문채원의 경우, 어색한 연기가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액션 연기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있지만, 그의 어색한 표정 연기는 보는 사람들까지 답답하게 한다.

이처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봐야 할지 모를 ‘크리미널 마인드’이다. 그럼에도 첫 회 시청률은 높았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크리미널 마인드’ 1회는 시청률 4.2%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2회 3.5%로 주저 앉은 ‘크리미널 마인드’의 시청률은 3회 2.9%까지 하락했다. 다행히 4회분에서 3.0%를 기록하며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 연일 쏟아지는 악평을 얻는 ‘크리미널 마인드’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악의 리메이크’라는 ‘크리미널 마인드’의 향후 전개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