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김광석 아픔 오롯이 담겨, 짧은 생, 얼마나 울었을까…

입력 2017-11-15 06:57:00

가수 故 김광석 4집 앨범 이미지.

12. 김광석 ‘혼자 남은 밤’

못다 한 사랑의 아픔으로 길을 헤매는 이들의 슬픔을 보듬으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노래했다. 위태로운 20대의 청춘과 사랑을 떠나보낸 뒤 ‘서른 즈음에’ 서성이는 이들과는 쓸쓸함의 감성을 나눠 가졌다.

슬픔과 쓸쓸함은 모두 노래한 사람, 그 자신의 것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아래 ‘별빛’이 스며들지 못하는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새우며 ‘빛바랜 사진 속’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눈물 그 위로 멀어’지고는 ‘더욱 더 쓸쓸’함 속으로 침잠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슬픔과 쓸쓸함이 가득하지만, 그만큼 또 가득한 위로와 희망도 있었다. 위로와 희망은 잠시라도 내칠 수 없는 것이어서 그 가득한 슬픔과 쓸쓸함 속에서, 그만큼 또 ‘가득 여러 송이 희망’을,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을 그는 노래했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안에서 이제는 비록 ‘되올 수 없는 시간들’이지만 그래도 한 가닥, 아니 ‘여러 송이 희망’이 남아 있으므로, 혼자 감당해야 하는 외로움의 방에서 벗어나 ‘거리를 거닐’어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을 흘리며 그는 밝게 울고 또 울었다.

이처럼 자신을 드러낸 적이 있었을까. 불쑥 우리 곁을 떠나며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는 이렇게 자신의 속내를 온전히 펼쳐 놓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으리라. 떠나간 이를 둘러싸고 그악스럽게 번잡해져 혼란스럽기만 한 바로 오늘, 그의 슬픔과 쓸쓸함을 추억하며 그래도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 싶은 까닭이리라.

P.S. ‘혼자 남은 방’은 1994년 6월 세상에 나왔다. ‘일어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서른 즈음에’ 등 김광석의 대표곡이 담긴 명반 ‘김광석 네 번째’의 또 다른 수록곡이다. 1992년 3집 ‘나의 노래’와 이듬해 리메이크앨범 ‘다시 부르기Ⅰ’을 거쳐 그는 4집으로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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