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단일팀 라커는 ‘南南·北·南南’

입력 2018-01-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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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오른쪽)이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단일팀으로 함께 뛰게 된 북한 선수단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이 25일 낮 12시30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단일팀을 이룰 23명의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합류했다.

북한 선수단은 이날 오전 9시 21분 경의선 육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입경 수속 후 버스를 타고 곧바로 진천으로 이동했다.

이재근 진천선수촌장과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새라 머레이(30·캐나다) 감독과 선수들이 미리 선수촌 입구에서 북한 선수들을 기다렸고 도착 직후 꽃다발을 전하며 환영했다.

앞서 머레이 감독은 단일팀 선수들끼리 빨리 어울릴 수 있게 라커를 ‘남→남→북→남→남→북’ 순서로 배치했다. 미리 라커에 남북 선수들의 이름표까지 다 붙였고 입구에는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새겨졌다.

북한 박철호 감독은 머레이 감독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했고 단일팀 총감독이 된 머레이 감독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고 답했다. 북한 선수들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정중히 인사했다. 우리 선수단은 북한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환영했다. 추운 날씨 속 대부분 굳은 표정이었지만 직접 인사를 나눌 때는 대부분 미소를 지었다.

새라 머레이 감독-박철호 감독(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북한 박철호 감독은 “북남이 하나가 돼 굉장히 기쁘다. 짧은 기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 경기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 시간이 짧다’라는 질문에는 “더 협력해 힘과 마음을 합친다면 좋은 승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우리 취재진이 추가로 ‘조직력’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건장한 체구의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살짝 웃으며 “무례합네다. 멀리서 오셨는데 말이야. 빨리 휴식 좀 줘야지”라며 답변을 막기도 했다. 머레이 감독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정몽원 회장은 “북한은 아이스하키 용어가 우리와 달라 이 부분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한 선수 박종아는 “라커와 이름표를 오늘 처츰 봤다. 이제 실감이 조금 난다”고 말했다. 신소정은 “시간이 없으니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단일팀의 스케이트와 스틱은 합의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급한다. 선수단은 아직 단일팀 유니폼은 지급받지 못했다. 북한 선수들은 진천 선수촌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며 훈련을 진행한다. 머레이 감독은 이날 오후 환영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앞으로 북한 선수들의 세부 기량 체크에 전념할 계획이다. 합동 전술 훈련은 다음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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