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뺑반’ 조정석 “톰 크루즈가 왜 ‘미션 임파서블’ 하는지 알겠더라”

입력 2019-02-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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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뺑반’ 조정석 “톰 크루즈가 왜 ‘미션 임파서블’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뺑반’ 촬영하면서 다칠 뻔한 적도 있고 정신을 잃는 등 위험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은 생겼어요. 톰 크루즈가 왜 ‘미션 임파서블’을 계속 찍는지 알겠더라고요. 영화를 보기만 해도 잘못했다간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참 많잖아요. ‘뺑반’을 찍으면서 그 마음이 살짝 이해가 되긴 했어요. ‘조금만 더 하면 더 좋은 장면이 나올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촬영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에서 생애 첫 악역을 맡은 조정석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이거 하고 싶어”라고 했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듯 새로운 역할을 만나 짜릿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한준희 감독님이 오래 전부터 제 공연을 많이 보셨더라. ‘그리스’, ‘벽을 뚫는 남자’ 등을 보셨는데 그 중에서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열등생 역할로 나왔던 내 모습을 보시고 정재철과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셨나 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촬영에 임했을 때는 더 재미있었다. 한 감독님이 캐릭터를 영민하게 잘 살리시더라. 생경한 장면을 잘 끄집어내신다. 그래서 내가 감독님께 ‘예술적인 변태’라고 한 적도 있다”라며 “진담 반 농담 반이지만 이상한 걸 잘 포착하신다. 내 생각엔 NG인 것 같은 장면에서도 특이점을 발견해 좋다고 하셨다. 재미있는 현장이었다”라며 촬영에 더 욕심을 가졌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조정석이 맡은 ‘정재철’은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의 사업가다. 또 재벌가 자녀 설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는 자수성가를 한 인물이다. 이에 극 중에서 과거 자신의 가족을 무시하고 외면했던 이들에게 나름의 응징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또 긴장하거나 당황할 때는 말을 더듬는 설정을 만들어 또 다른 통제불능의 악역을 탄생시켰다.


“보통 재벌집 자녀로 나오는 악역들은 느긋해요. 하하. 위기에도 굉장히 여유롭죠. 그런데 정재철은 누가 자기를 위협하면 바로 불안해해요. 대사에도 나오지만 되게 못살았던 사람이 자기의 노력으로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된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누군가 빼앗을 거라는 불안함이 늘 있을 것 같았어요. 말을 더듬는 연기는 대사전달을 하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다 점검을 해야 해서 고민거리이긴 했는데 재미있었어요. 또 항상 더듬는 설정은 아니어서 세세한 부분까지 살폈어요.”

조정석은 ‘뺑반’을 위해 실제 F3머신 주행 연습을 하고 고강도 카 체이스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함께 했던 공효진과 류준열에게도 ‘베스트 드라이버’라 칭찬을 받았던 조정석은 “어디 가서 운전 못한다는 이야기는 안 듣는다. 운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승차감이다. 뒷좌석 승객의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라며 “내게 ‘베스트 드라이버’는 그럼 사람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에서는 완전 다른 운전법이었죠. 원래 속도를 내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데 제작진과 실제 레이서분들 덕분에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어요. 서로간의 믿음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웃음) F3머신은 다 뚫려있는 차량이라 일반 자가용와 달리 체감속도가 엄청나더라고요. 제가 200km를 밟고 달렸는데 체감은 시속 300km는 되는 것 같았어요. 차 안은 굉장히 좁고 거의 누운 채 거의 손만 이용해서 운전을 해요. ‘쾅쾅쾅’ 굉음도 나고요. 엔진을 한 번도 꺼트리지 않아서 레이서 분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죠.”

조정석은 ‘뺑반’에 대해 “통쾌함 속에 또 다른 통쾌함이 있다”라며 “마치 잘 깔아놓인 도로처럼 보이는데 막상 달리니 비포장도로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 쾌감이 남다른 영화인 것 같다”라며 “재미뿐만 아니라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인 것 같다. 거친 맛이 있어 좋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조정석은 연인이었던 거미와 언약식을 올려 부부가 됐다. 조정석이 작품을 선택하고 고민할 때 늘 뒤에서 든든한 응원자가 돼준다는 아내라고. 그는 “일을 할 때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겐 큰 응원이다. 내 발전을 위해 단점을 말해주는 것이니까. 서로 그런 것을 재미있어 한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야기든 잘 통하는 사이였어요. 아내도 가수이다 보니 예술적인 감각 등 공통점이 많아요. 바쁘지만 신혼생활을 충분히 즐기고 있어요. 그냥 보통 신혼부부들처럼 살아요. 같이 코인 노래방도 다니기도 하고요. 또 거미 씨가 요리를 참 잘합니다. 여기까지 말해도 될까요? 하하.”

조정석은 드라마, 영화 그리고 뮤지컬‧연극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연기를 보여주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영화 ‘마약왕’, ‘뺑반’ 이제 개봉할 ‘엑시트’를 비롯해 연극 ‘아마데우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영화를 하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지만 데뷔무대가 뮤지컬이 됐고 이후에 여러 기회가 생겨 드라마, 영화 등에 캐스팅도 됐다”라며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어느 한 곳에서만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라고 말했다.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사람이고 싶고요. 태생이 무대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리운 곳이죠. 그래서 저는 무대에 ‘잔존’한다는 표현보다는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서 무대에 서요. 사실 연기하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그 자리가 무대이든 카메라 앞이든. 그렇기에 보시는 관객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아요. 늘 발전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JS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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