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잇단 한국 관련 무대…한한령 풀리나?

입력 2019-06-01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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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중국 ‘우상연습생’ 방송 화면 캡처

최근 중국에서 한국 관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이에 2016년부터 시작된 한한령(限韓令) 규제가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쏠린다. 하지만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연예 관계자들은 “여전히 시장 분위기는 차갑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24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한국주 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됐다. 2016년 한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뒤 나온 중국 측의 한한령 이후 처음이다. 또 가수 비는 15일 중국 베이징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의 축하 행사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초대됐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해 비를 비롯한 가수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일각에선 연이은 중국의 한국 관련 행사를 두고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대부분 연예 관계자들은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전히 한국 연예인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현지 시장 상황을 그 증거로 들었다.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한 배우의 소속사 대표는 “한 중국 제작사와 올해 드라마 작업을 함께하기로 했는데 계속 연기되고 있다”며 “다른 배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중국시장이 열린다는 소문이 돌아 기대감이 컸는데 실상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한한령이 풀려도 그 영향이 짙게 남아 중국 방송사와 제작사가 한국 연예인에게 공개적으로 출연 기회를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시장이 이미 자체적인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어 한한령이 풀려도 전처럼 ‘한류 붐업’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곳곳에서 나왔다. 이는 작년 중국에서 ‘초대박’을 친 예능프로그램 ‘나인퍼센트’ ‘우상연습생’ 등이 이끈 변화다. 중국판 ‘프로듀스 101’으로 알려진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연예계는 2~3년 사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10대 연예인들의 활동 무대도 그만큼 많아져 중국 대중 사이에서는 더 이상 케이팝에만 기대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중국 팬들의 충성도가 높아 과거에 인기를 모았던 한류 스타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국 콘텐츠가 많아진 지금에도 중국 대중이 새 한류 스타에 주목할 확률은 높지 않다. ‘신세대 한류 스타’ 탄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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