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봉준호 감독, ‘우리집’ 극찬 “명랑하지만 가슴 아픈 영화”

입력 2019-08-16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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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봉준호 감독, ‘우리집’ 극찬 “명랑하지만 가슴 아픈 영화”

봉준호 감독이 영화 '우리집'에 러브레터를 보냈다.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기생충' 속 충숙 역의 장혜진 배우와 함께 '우리집'을 관람하고 윤가은 감독에게 애정을 담은 레터를 보내왔다.


봉준호 감독은 윤가은 감독의 전작 '우리들'을 감명 깊게 본 후 뜨거운 극찬을 보내며 신인 감독 윤가은을 적극 응원했다.

“'우리집'은 햇살 가득 슬프고, 명랑한데 가슴 아픈 영화였다”라는 머리말로 시작하는 편지는 “윤가은 감독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더불어 아역배우를 스크린에 살아 숨쉬게 하는 ‘3대 마스터’라고 칭하고 싶다”며 어린이 배우들에게 마법 같은 숨결을 불어넣은 윤가은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극찬을 표했다.

이어 “아름다운 색채감각도 돋보인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색채보다 더 미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굽이굽이 예측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독특한 전개들을 아이들의 마음 속 관점으로 되짚어 보았을 때 모두 ‘필연적’인 전개로 느껴지며 즉각적으로 이해가 된다”며 파스텔톤의 따스한 색감과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호평 또한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들을 찍어나가는 윤가은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며 윤가은 감독의 행보를 응원하는 인사와 함께 축하를 보냈다.


이처럼 봉준호 감독의 극찬을 받은 영화 '우리집'은 데뷔작 '우리들'로 전 세계 30개 이상 영화상을 휩쓴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모두가 가슴에 담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촬영, 편집, 음악, 의상, 미술 등 '우리들' 스태프가 총출동해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중무장해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8월22일 개봉.



[아래는 봉준호 감독의 레터 전문]

햇살 가득 슬프고 명랑한데 가슴 아픈 영화였습니다.

우선, 영화 속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과 말과 몸짓들이 놀랍습니다.

전작 <우리들> 에서 이미 증명되었지만, 윤가은 감독님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배우들을 스크린 위에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ʼ 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부드러운 광선 속에 세 아이만 화면을 가득 채우는, 손가락 따끔 장면과 아름답게 해가 지는 옥상 위의 아이들 장면은 잊지 못할 명장면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이미 짐작 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색채감각도 영화 내내 돋보였습니다.

한국의 일상적인 피사체들이 늘어놓는 중구난방 색채들의 리얼리티를 감싸 안으면서도, 그 와중에 수줍게 유지하는 컬러톤이 은은하고 예뻤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또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색채들보다도 더 미묘한 아름다움이 있달까요.

굽이굽이 예측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독특한 전개들은, 천진난만하지만 또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마음속 관점으로 되짚어 보았을 때, 더욱 즉각적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마침내 도착하는 쓸쓸한 바닷가의 풍경이, 그리고 그곳에서 갑작스레 맞이하는 꿈같은 한 순간도, 모두 ‘필연적ʼ 인 전개로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고 시나리오를 써나간 감독님의 숨결이 생생합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화들을 한편 한편 찍어나가고 있는 윤가은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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