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단골손님’ 우옥경, “나이는 들어도 열정은 그대로”

입력 2019-10-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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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전국체전 10회 출전이라는 뜻깊은 기록을 맞이한 우옥경씨가 지난해 10월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로부터 받은 표창장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영국 런던에서 한인식당(유미회관)을 운영 중인 우옥경씨(62)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의 단골손님이다. 4일 팡파르를 울린 제100회 서울 대회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녀가 출전한 골프 종목(해외동포)은 7일 연습 라운드를 거쳐 8~10일 인천드림CC에서 진행된다.

1981년 영국으로 이주한 우씨에게 이번 대회는 10번째 출전이다. 전남 일원에서 개최된 2008년을 시작으로 거의 빠짐없이 고국으로 향했다. 2013년 인천·2014년 제주대회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체전에 나서지 않았다.

올해도 74명으로 구성된 재외동포 재영팀 일원으로 나섰다. 커리어가 독특하다. 두 개의 종목, 두 가지 직함을 오갔다. 2012년 대구와 2017년 충북대회를 골프 코치, 2016년 충남대회는 테니스 코치로 대회에 임했다.

“아무래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보니 상황에 따라 인원이 줄어들 때가 발생한다. 간혹 코치로 나서는 것도 그 이유”라고 최근 서울 방이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우씨는 설명했다.

출전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오래전 재영팀으로 체전에 참여한 남편 허영구씨의 권유가 있었다. 슬하의 남매에게 고국을 잊지 말자며 매년 한 번씩 찾는 한국이지만 기왕이면 좀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내자는 얘기를 받아들여 지금에 이르렀다. 사족을 붙이자면 부부는 남매의 국적을 포기시키지 않았고, 아들은 군 복무까지 마친 뒤 국내에 안착했다. 딸은 영국에서 스포츠동아 통신원으로 활동 중인 유미씨다.

물론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32년째 식당일을 하는 틈틈이 연습을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제대로 하고 싶었다. 삶이 너무 고단하다보니 남 몰래 많이 울기도 했다. 남들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늘 즐거울 수 있겠나?”

실력은 조금씩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지만 최대한 유지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당연히 올해의 서울 나들이가 행복할 수밖에 없다.

“100회 대회의 일원으로 나선다는 것처럼 특별할 수 있을까. 꾸준히 대회를 경험한 만큼 감동도 크다. 서울대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여해야겠다는 욕심이 컸다. 나이는 먹어도 열정은 그대로다.”

우씨에게 전국체전은 어떤 의미일까. 스스로를 향한 자부심이다. ‘유미회관’도 조금씩 내부 리모델링을 했을 뿐, 거의 한곳에서 운영했다. “오랫동안 자리 지키고 한 우물을 판 것에 대한 자긍심이 있다. 출전을 포기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꿈나무 후원을 위한 목표도 있다. 최근 우씨는 뜻이 맞는 골프 동호인들과 작은 협의체(UKLGS·UK레이디스골프소사이어티)를 구성했다. 형편이 어려운 어린 선수들에게 재정적인 지원과 작은 후원을 하자는 의미에서다. 체전에 나서면서 꿈나무 지원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

지난해 10월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는 우씨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정말 뿌듯했다. 상을 받겠다는 의도는 없었지만 보람이 컸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축복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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