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펜벤다졸 복용 후 건강 호전”…식약처 “펜벤다졸 위험해”

입력 2019-10-28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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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펜벤다졸 복용 후 건강 호전”…식약처 “펜벤다졸 위험해”

폐암 말기(4기)로 투병 중인 김철민이 ‘동물용 구충제’(일명 강아지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한 사실을 알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약칭 식약처)와 대한암학회가 ‘펜벤다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에 따르면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신물질 발견 후 암세포 실험,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에서 안전한 용량을 확인(1상 시험)하고, 암의 종류별로 효과를 확인(2상 시험)한 후 기존 항암제와 비교(3상 시험)하여 시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이런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 성분으로는 ‘빈크리스틴’(‘86년 허가), ’빈블라스틴’(’92년 허가), ’비노렐빈’(‘95년 허가)이 있으며, 유사한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 성분은 ’파클리탁셀‘(’96년 허가)과 ‘도세탁셀’(‘06년 허가)이 있다.


항암제는 개발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으므로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약효가 입증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의약 전문가들은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하여야 하므로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구충제를 복용하는 경우 항암제와 구충제 간의 약물상호작용으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여기서 약물상호작용은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 시 복용하는 약물 간에 서로 영향을 주어 체내에서 약물 농도를 높여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농도를 낮추어 기대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작용을 말한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유튜브 등에 잘못된 ‘펜벤다졸’과 관련된 다음의 주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펜벤다졸’이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결과는 없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 상반된 보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40년간 사용되어 안전한 약제라는 주장에 대해서 반박했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40년 이상 사용된 대상은 동물(개)이며, 사람에게는 처방하여 사용한 적이 없으므로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체내 흡수율이 20%정도로 낮아서 안전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이 증가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같은 날 김철민은 ‘펜벤다졸’ 효능에 대해 언급했다. 김철민은 28일 페이스북 계정에 “오늘 원자력병원 방사선 치료 17차 하러 왔다. 펜벤다졸 4주차 복용. 통증이 반으로 줄었고 혈액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 여러분 기도와 격려 감사하다”고 적었다. ‘펜벤다졸’ 복용 후 상태가 호전되고 있음을 알렸다.

MBC 공채 5기 개그맨 출신인 김철민은 최근 대학로 거리 공연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폐암 말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철민을 돕기 위한 곳곳에서의 응원과 지원이 이어진다. 또한 김철민은 펜벤다졸 복용을 선택하는 등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에 많은 이가 그를 응원하고 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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