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정해인 “어중간했던 학창시절…‘시동’ 상필이, 끌렸다”

입력 2019-12-19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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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FNC

[DA:인터뷰①] 정해인 “어중간했던 학창시절…‘시동’ 상필이, 끌렸다”

담배 피고 욕하는 정해인이라니. 영화 ‘시동’에서 공부든 반항이든 조금은 서툴지만 의욕 하나 만큼은 충만한 10대 ‘상필’을 연기한 정해인은 그 동안 우리가 봤던 바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큰 말썽을 피우고 살지 않았다는 그에게 있어서 ‘상필’은 큰 도전이었다. 그는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끌렸다. 특히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을 좋아하는 터라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시동’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가 통통 튀고 재기발랄한 느낌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감독님께서 욕과 담배를 어설프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허세는 있지만 틈이 있는 상필이를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학생 시절에 저는 되게 평범했거든요. 빨간 뿔테가 유행했을 때 따라한 정도였어요. 그냥 어중간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하는 ‘상필’이가 더 끌렸는지도 몰라요.”

‘시동’ 촬영 당시 정해인은 드라마 ‘봄밤’도 함께 촬영 중이었다. 하루는 ‘시동’, 다음날은 ‘봄밤’ 촬영장을 다녔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컸다. 정해인은 “전날 ‘봄밤’ 촬영을 해서 다음날 새벽에 마치면 바로 ‘시동’ 현장으로 갔다. 잠도 못 잔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는 연기를 해야 했다. 버티려고 커피를 마시니 각성 상태가 오고 어떤 날은 머리가 ‘핑’ 돌 때도 있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니 어쩌겠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에도 다른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FNC


“영화와 드라마에서 캐릭터를 번갈아 가며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봄밤’에서는 ‘싱글 대디’ 역할이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시동’ 상필이는 발버둥 치며 뭐든지 하려고 하는 아이잖아요. 두 캐릭터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연기 욕심을 채울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시동’에서는 정말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봤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홀로 자신을 키운 할머니(고두심 분)를 둔 손자 ‘상필’을 연기하며 정해인은 할머니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생각났는지 두 눈이 빨개지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셨기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자랐다. 늘 자상하시고 따뜻하셨다”라며 “그래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상필’을 연기할 때 감정이 과하게 몰입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연기를 하며 감정을 절제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할머니가 정말 많이 생각이 났거든요. 특히 고두심 선생님께서 정말 마음을 울리는 연기를 하시는 분이니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냥 ‘밥 먹어’라는 한 마디에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촬영장도 숙연해지고 그래요. 선생님만의 큰 에너지가 있어 촬영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사진제공=FNC


사실, 정해인은 두 편의 작품을 동시에 촬영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가 왔었다. ‘유열의 음악 앨범’ 홍보 인터뷰 당시 그는 “데뷔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정말 지친 상태가 되더라. 그 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괜찮은지 물어보니 “여행도 다녀오고 살짝 쉬기도 해서 괜찮아졌다”라고 말했다.

“몸과 마음이 지치니 운동과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작년에 손가락이 부러져서 운동을 제대로 못했더니 자연스럽게 근력이 떨어지고 체력도 줄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든 게 느껴지더라. 건강과 휴식이 얼마나 사람에게 중요한 건지 알게 됐어요.”

올해 드라마 ‘봄밤’, 예능 프로그램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그리고 ‘시동’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인 정해인은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내 차기작이 ‘반의반’인데 인공지능 소재다.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해인은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책임감이 더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젠 TV나 스크린에 제 모습이 나오면 신기하다는 생각을 넘어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관객들이 돈을 내고 내 영화를 봤을 때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저는 배우가 어느 정도의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게 책임감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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