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LG, 샌더스에 골머리

입력 2020-02-12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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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샌더스(오른쪽). 사진제공 | KBL

창원 LG의 봄 농구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LG는 12일 현재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41경기에서 16승25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플레이오프(PO)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전자랜드(20승20패)와는 4.5경기 차이다. 6강에 들기 위한 승률을 5할로 잡는다면 LG는 남은 13경기에서 11승2패를 해야 한다.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으로 각 팀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시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 현주엽 감독의 히든카드였던 샌더스, 그러나…

LG 현주엽 감독(45)의 속은 타들어 간다. 가뜩이나 갈길 바쁜 LG는 외국인선수 라킴 샌더스(31·196㎝)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중순 마이크 해리스(37·198㎝)의 대체선수로 영입한 샌더스는 PO 진출을 위한 현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당시 해리스는 경기력을 한껏 끌어올리면서 팀의 핵심인 캐디 라렌(28·208㎝)의 체력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주고 있었다. 해리스의 교체를 만류하는 이도 있었지만 현 감독은 팀 전력에 변화를 주고자 외인 교체를 단행했다.

샌더스는 과거 마카비 텔 아비브(이스라엘), 아르마니 밀란(이탈리아), 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유럽 최고 명문에서 뛴 특급 선수다. 다만 2018년 무릎부상에 시달린 데다 괴한의 칼에 허벅지를 찔리는 사고를 당하면서 1년 반 가량을 쉬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우려대로 샌더스는 자신의 전성기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8경기에 출전해 평균 9분22초를 뛰면서 5.0점·2.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어지간한 국내 식스맨 선수 정도의 기록이다.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홈경기(69-77패)에서는 10분17초간 출전해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매치업 상대가 국내선수들이었기에 더 충격적인 무득점이었다. LG는 두 차례의 외인 교체 기회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교체도 불가능하다.

● A매치 휴식기, 반전의 기회?

현 감독은 “샌더스가 좀처럼 기량이 올라오지 않는다. 사실 본인의 경기 밸런스를 잡을만한 기회도 없었다. 선수를 믿고 꾸준히 출전시간을 줘서 자신감을 찾도록 해야 하는데 당장 1승이 급하고 나도 조급하다보니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 샌더스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캐디(라렌)의 체력부담도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11일 현대모비스전을 끝으로 A매치 휴식기에 돌입했다. 이 기간동안 샌더스의 전성기 시절 기량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현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PO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아직 포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 휴식기동안 훈련을 좀 하면서 샌더스의 몸 상태가 나아지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잘 만들어보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갈길 바쁜 LG, 현 감독의 히든카드였던 샌더스는 휴식기 이후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창원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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