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헥터-형우-선빈, MVP는 KIA 집안싸움?

입력 2017-08-16 1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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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헥터-최형우-김선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시즌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팀마다 소화한 경기수가 조금 다르지만 대략 7~8부 능선 사이를 넘어서고 있다. 15일까지 시즌 720경기 중 540경기를 소화해 75% 지점을 지났다.
이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 시점까지의 기록만 놓고 보면 올 시즌 MVP는 투타에 걸쳐 사실상 KIA 집안싸움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우선 투수 쪽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KIA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로 좁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현종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15일 광주 NC전에서 7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역투하면서 시즌 17승(3패)을 올렸다. 특히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챙기는 놀라운 퍼포먼스로 좌완으로는 1995년 이상훈 이후 22년 만에, 타이거즈 선수로는 1990년 선동열 이후 27년 만에 20승 고지 등정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후반기 5경기에선 방어율 1.85를 찍어 시즌 방어율도 3.38로 향상시켰다. 23차례 선발등판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으며, 퀄리티스타트도 18차례로 1위다.

양현종의 가장 강력한 투수 경쟁자를 꼽자면 역시 헥터다. 여름 들어 무더위에 지쳐 페이스가 떨어진 점이 아쉽지만 15승2패, 방어율 3.33으로 여전히 호성적을 거뒀다. 다른 팀 후보는 SK의 메릴 켈리와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 정도다. 그러나 둘은 12승에 그치고 있는 데다 니퍼트는 3.19, 켈리는 3.49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어서 여기서도 차별화를 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수에서도 역시 KIA 선수들이 먼저 떠오른다. 최형우가 선두주자다. 타점은 99개로 1위이며 타율은 0.366으로 3위, 홈런은 24개로 5위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출루율(0.476) 1위에 장타율(0.650) 2위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1.126으로 1위다. 득점생산력의 대표적인 지표인 RC27 부문도 12.81로 1위다. 최형우 혼자서 아웃카운트 27개(9이닝)를 책임진다면 평균 12.81점을 뽑아낸다는 의미다.

김선빈 또한 올해 놀라운 타율로 주목받고 있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로서 0.389(337타수 131안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전반기 타율(0.380)도 높았지만 후반기 타율은 무려 0.434나 된다. 타율 외에는 다른 타격 지표에서 어필할 수 있는 무기가 적긴 하지만, 역대 유격수 최고 타율인 1994년 이종범의 0.393을 넘어선다면 표심을 흔들 수도 있다.

타자 중 다른 팀의 후보로는 역시 SK 최정이 가장 강력한 상대다. 임팩트 면에서 타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홈런이다. 현재 38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타점도 90개로 2위다. 후반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점이 걸림돌이지만 막판에 힘을 내 50홈런 이상과 타점왕까지 석권한다면 후보자로 충분하다. 여기에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하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6.90으로 1위에 올라 있는 두산 김재환도 타율 0.356(5위)에 30홈런(3위) 89타점(3위)으로 맹활약하고 있어 다크호스로 꼽힌다.

올해는 MVP도 KIA 잔치가 될까. 현재로서는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다면 아무래도 가산점이 생기는 이점이 있다. 다만 후보 4명이 집안싸움을 벌인다면 표가 분산되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시즌을 누가 얼마나 잘 마무리하면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느냐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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