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비디오판독’ 보기 힘든 이유

입력 2018-04-2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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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영상은 복불복?’ 올 시즌부터 도입하기로 한 비디오판독 영상의 전광판 상영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아 논란이다. 일부 스포츠전문채널과 KBO의 의사소통 불협화음으로 애꿎은 관중만 피해를 보는 중이다. 스포츠동아DB

KBO는 지난 3월 ‘2018시즌 시범경기부터 비디오판독 영상을 각 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관중들이 함께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야구장에서는 비디오판독이 시작되면 관중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중계화면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KBO는 각 구장에서 팬들이 판독 영상을 대형 전광판을 통해 공유해 관람의 즐거움을 높이고자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스포츠전문채널 3사(KBS N, MBC스포츠+, SBS스포츠)가 중계하는 경기는 비디오판독 전광판 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막 초 일부 스포츠전문채널이 전광판 중계를 했었다. 하지만 최근 KBO중계권 대행사 에이클라가 운영하는 SPOTV 중계경기만 전광판에서 비디오판독 영상을 볼 수 있다. 전광판에서 어떤 경기는 비디오판독을 볼 수 있고, 어떤 날에는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한 중계방송사 관계자는 23일, “(KBO가 발표한) 전광판 비디오판독 중계도입을 신문기사를 보고 알았다. 공문이 오지도 않았고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 방송사들은 6~7개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그대로 KBO 비디오판독센터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KBO는 자체 카메라와 함께 이 영상을 활용해 판독을 내리고 있다”며 “KBO가 이 영상 중 가장 중요한 장면을 전광판에 중계하면 되지만 현재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문제다. 실제 TV에 나오는 중계 온에어 화면(PGM)만 전광판 상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또 다른 현장 중계진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스럽다. 선택한 화면이 각도에 따라 판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다. 2017시즌 전에는 온에어 화면만이 합의판정으로 활용됐는데 비디오 판독의 독립성에 방송사가 어쩔 수 없이 개입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KBO 관계자는 “현재 기술로는 온에어 화면만 전광판에 중계가 가능하다. 중계사와 더 긴밀히 소통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프로배구 V리그와 여자프로농구 WKBL은 주관방송사가 사업 계약을 통해 비디오 판독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KBO와 달리 계약을 통한 영상제공이기 때문에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방송사는 비디오판독을 위한 별도의 초고속카메라와 리플레이 화면을 운용하는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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