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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루, 여리여리한 홍대여신? 무대위에선 성난 사자!

입력 2012-03-06 07:00:00

인디음악계에서 ‘홍대여신’으로 불리는 타루는 “여러 세대와 오래 소통할 수 있는 음악, 슬로 푸드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새 앨범 들고 돌아온 타루, 그녀와 인디음악 ‘블라블라’

남 눈치 안 보고
내 노래로 내 무대 장악
OST·CF 등
100곡은 불렀는데…
수신음 ‘문자왔숑’으로 화제
이제 음악으로 평가받고 싶어


“홍대는 이제 올림푸스(신전)가 됐어요. 엘프와 여신, 남신…. 나도 홍대를 위해 뭔가 해야 될 거 같은데.”

새 앨범 ‘블라블라’을 들고 최근 스포츠동아를 찾은 가수 타루(김민영·30)는 “여신님 오셨네요”라는 기자의 인사에 “쑥스럽다”며 웃었다. 음악팬, 특히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작곡을 부른 여성 인디 뮤지션들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홍대여신’이란 찬사는 이런 인디 음악의 팬덤에서 나온 신조어.

타루는 요조, 한희정과 함께 ‘홍대여신’의 원조격 뮤지션이다. 하지만 어깨를 덮는 긴 생머리, 커다란 유니언잭이 새겨진 스웨터 차림의 그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여신이 아니라 친근한 친구 같았다.

딸기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결하고 소박한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는 타루에게 여리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러나 노래의 느낌과 달리 본인 스스로는 “난 남자 같다. 무대 위에선 먹이를 노리는 맹수 같은 모습이고, 토끼보다는 사자 같다.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며 ‘가수 타루’와 ‘인간 김민영’을 동시에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게 웃던 타루는 “사랑이 하고 싶다”거나 “돈 벌어서 남자 하나 살까보다”라는 농담으로 외로운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치 ‘눈물을 흘리다’는 의미의 한자어인 ‘타루’(墮淚)란 이름처럼.

“눈물이요? 슬플 때의 눈물보다, 울컥할 때의 감정이 좋아요. 눈물은 감정의 클라이맥스잖아요.”

● 여러 세대와 소통하는 슬로푸드 같은 내 노래

그의 새 음반 ‘블라블라’에는 ‘서머데이’ ‘봄이 왔다’ ‘기침’ ‘블라블라’ 등 6곡이 담겼다. 그는 “타루 음악의 본류로 돌아온 작품”임을 강조했다.

“가장 타루 같은 음악, 내가 생각하는 디너의 첫 요리, ‘타루’라는 레스토랑에 오신 손님에게 처음 내놓는 요리에요. 다음 음반부터 코스요리가 되겠죠.”

그는 이번 음반을 하면서 “이젠 슬픈 노래 안해야지” 다짐했다고 한다. “슬픈 노래는 나 자신부터 너무 다운돼요. 또 (내 슬픈 노래가)위로는 해주지만 일으켜 세우지는 못하더라고요. 앞으로 가사도 희망적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번 앨범은 소속사를 인디레이블인 올드레코드로 옮긴 뒤 발표한 첫 작품이다. 인디와 오버의 경계에 서 있다가 이번에 자기 자리를 확실히 정한 셈이다.

“내가 인디와 오버의 가교가 될 수 있겠지만, 달리 보면 이도저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죠. 10년, 20년 내다보고 내 음악을 하고 싶어 인디레이블로 왔어요. 여러 세대와 오래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푸드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문자왔숑’이란 문자메시지 수신음으로 화제를 모았던 타루는 “OST도 많이 했고, CF음악도 많이 했고, 여태 한 100곡은 부른 것 같은데, ‘문자왔숑’의 힘이 더 크더라”며 “더 열심히 음악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제 홍대도 여자 싱어송라이터라는 이유로 무조건 평가받기엔 때가 지났어요. 그래서 난 음악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홍대여신’보다는 타루라는 이름을 많이 알리고 얼굴도 알리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