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비투비의 유쾌한 ‘Movie’ 활동 마무리 문답

입력 2017-03-26 1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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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국내 아이돌 그룹 중 가장 유쾌하고 웃기는 그룹이 누군지 가리는 설문이 있다면, 비투비(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임현식, 프니엘, 정일훈, 육성재)는 강력한 1위 후보이다.

무대 위에서는 잔잔한 발라드 넘버들로 ‘힐링돌’이라는 애칭을 얻은 비투비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기발한 개그감각과 예능감,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말솜씨로 웃음을 유발하며 또 다른 의미의 ‘힐링’을 선사한다.

비투비의 이런 유쾌함은 열 번째 미니앨범 ‘Feel`eM(필름)’의 활동 마무리를 앞두고 소감을 듣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건재했다.

뻔한 질문도 뻔하지 않게 만들어내고, 민감한 질문도 기분 좋게 웃으며 마무리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비투비의 이 유쾌함이 지닌 강력한 힘이다.

이 힘을 느끼기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비투비의 유쾌함과 또 이것이 주는 힐링을 팬에게 전달하기 위해 당시의 문답을 - 비투비 멤버들은 잘 다듬어 달라고 했지만 -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한다.

(p.s. 그래도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p.s.2 스크롤 압박에 주의하길 바란다.)

비투비,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 이번 ‘Movie’ 활동을 돌이켜 보면?


정일훈 “언제나 그렇듯 행복한 활동이다. 특히 이번 앨범이 이제까지 활동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활동이다. 음원과 음반 모두”

서은광 “우리가 데뷔 때부터 인터뷰를 할 때마다 스펙트럼이 넓고 많은 시도를 할 거라고 말해왔다. 실제로도 그렇게 해오고 있다. 그렇게 해온 게 우리가 천천히 성장하고 당당하게 성장 할 수 있는 원인이 된 거 같다. 이번 작업하면서 이 친구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이 상태로 가면 오래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고 느꼈다”


- 어떤 점에서 그렇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느꼈나?


서은광 “타이틀곡도 그렇고 (이번 앨범은)우리 비투비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트렌디한 노래를 시도 하는 거라서, 근데 이걸 또 잘 소화해서 개인적으로 비투비지만 비투비가 좋았다. 미래가 기대가 된다”

이민혁 “우리 리더가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구술학원을 먼저 등록 시켜야겠다. 딱 어떤 점에서 좋다기보다 그냥 일상 속에서 단합이 느껴진다. 항상 음악을 달고 살고 음악이 없으면 심심해지니까 그런 부분에서 표출되는 거 같다. 활동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우리 색이 더 뚜렷해지는 거 같다”

육성재 “나는 간단하게 그냥 ‘아! 아직 더 올라갈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서은광 “나도 비슷한 맥락이다”


- 이전 활동과 이번 활동의 차이점이 있다면?


정일훈 “결방이 좀 많았다”

멤버들 “근데 신기한 게 (우리 활동 때)결방은 항상 많았다”

정일훈 “결방이 있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차이점이 있다면 콘셉트적으로 차이가 있지 않나싶다. ‘기도’때는 무겁고 다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발랄하고 펑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조금 남자다운 카리스마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곡이 와 닿게 느껴지는 비투비의 콘셉트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대의상으로 복고적인 요소를 추가했는데 귀여운 거 같다”


- 의상은 누구 생각인가?


정일훈 “사실 원래는 복고적인 느낌을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하다가 레트로 느낌이 안무와 잘 어울리는 거 같다고 해서 그렇게 된 거 같다. 요번에는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준 거 같다. 깔끔한 느낌이다”

서은광 “첫 주는 복고, 둘째 주는 영화 패러디였다”



이민혁 “(의상은)내 아이디어였다”

-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


이민혁 “의상콘셉트 얘기가 많아서 어떻게 가는 게 좋을까 이야기하다가 뮤직비디오 콘셉트도 재밌게 나왔으니 무대에서도 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활동에는 여러가지로 해보자고 했는데 실화가 됐다.

- 오늘(인터뷰는 3월 23일 ‘엠카운트다운’ 방송일에 진행됐다)도 영화 코스프레 느낌인가?


정일훈 “오늘은 제복 느낌이다. 좀 아이돌적인 면모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너무 실력적인 면만 강조하는 것 같아서 좀 더 영한 느낌으로 했다”

이민혁 “우리가 스스로 아이돌이라는 걸 너무 망각하는 것 같아서”


- 이번 활동은 세리머니가 약한 거 같다?


정일훈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엔딩을 다르게 하는 게 콘셉트이다. 그래서 창섭이 형도 다르게 해봤고, 은광이 형도 귀엽게 표현해봤고... 보는 재미는 확실히 있는 거 같다”

육성재 “엔딩이 누구냐가 이슈거리가 됐다. 그날의 주인공이 되는 거다”

정일훈 “카메라 감독님에게 ‘오늘 엔딩이 달라서요’라고 말하니까 ‘오늘은 또 누구에요’라고 물어보더라. 매번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 그럼 엔딩은 어떻게 정하나?


정일훈 “가위바위보로 한다. 이긴 사람이, 혹은 진 사람이 한다”

육성재 “처음에는 가위바위보로 했는데 안한 멤버가 있어서 나중에는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하자고 했다”


- 이번 ‘Movie’는 정일훈의 자작곡이다. 어떻게 선정된 건가?


정일훈 “일단 곡을 수집하는 기간 동안 모아온 곡을 추려서 그중에 결정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조금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이 됐다”

- 멤버들이 밀어줬다는 뜻인가?


정일훈 “밀어준 거도 있고 사실 최종 결정은 회장님이 하는 건데...”

서은광 “매번 콘셉트회의를 한다. 처음에는 ‘Movie’ 콘셉트가 아니었는데 자꾸 이야기하다보니 ‘Movie’가 나왔다”

정일훈 “원래 노래자체도 가이드만 들으면 호불호가 갈렸는데 웰메이드 됐다고 볼 수 있다.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콘셉트나 의상, 안무가 조각조각 잘 맞춰진 느낌이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잘 완성이 된 곡이다”

- 정일훈은 작곡가로 대외활동을 한다. 혹시 남을 줘서 아까운 곡이 있나?


정일훈 “아까운 적은 없는데... 사실 요번에 내가 쓴 노래가 하나 나온다. 누가 부르는지 아직 알려줄 수 없지만 그 곡이 원래 비투비를 생각하고 쓴 노래다. 아깝다기 보다 우리가 하는 모습도 보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곧 공개가 될 거다. 남자곡이다”

- 그럼 멤버들이 볼 때 정일훈의 곡 중에 타인에게 가서 아까운 게 있나?


정일훈 “근데 남을 준 거 중에 잘 된 게 없어서... 하하. 이제 열심히 해서 잘 되고 배 아파도 좋고 그런 그림을 만들려한다”

- ‘Movie’는 역주행으로 음원차트 1위를 달성했다. 기분이 어떤가?


정일훈 “근데 사실 문체부... 하하. 법안이 바뀌고 우리가 처음으로 오후 6시에 공개를 했었다. 그래서 걱정이 없었다고 하는 건 거짓말 같고 좀 영향이 있지 않을까 했었다”

이민혁 “6시 발매가 처음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 시간대가 트래픽이 많은 시간이라 그랬다. 그래도 우리가 지난 2년간 3위권 안에 진입을 했는데 이번에 10위로 진입하니까 우리도 회사 관계자도 당황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는 자신 있었다. 올라갈 거라고. ‘이 시간대가 제일 많이 듣는 시간대라서 그런 거다’라고 말하고 살짝 긴장은 했는데, 하나하나 올라가는걸 보는 재미가 있더라”

정일훈 “우리가 계속 상위권에 머물 수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은광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니까 괜찮다. 또 우리가 더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앞으로 6시 발매 진입 1위를 목표로 하겠다”

육성재 “진입순위보다 1위를 했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 창섭은 ‘꽃보다 남자 The Musical’에 출연중이다.


이창섭 “(때마침 리허설 무대 중이었던 제이민의 화면을 가리키며)지금 츠쿠시 나오고 있다”

이창섭 “뮤지컬이라는 신세계를 알게돼 기분이 좋다. 내가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걸 알게돼 재밌다. ‘꽃보다 남자’는 첫 작품이고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작품이다. 많이 배웠고, 이걸로 인해 뮤지컬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도 많은 모습 보여줄 생각이다. 뮤지컬 보러와라. 30일이 막공이다. 이제 4번 남았다”

- 이번 활동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봤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그런가? 또 활동 전후 달라진 목표가 있다면 말해 달라.

육성재 “내가 원래 촉이 엄청 좋다. 신기라기보다 촉이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 내가 진짜로 ‘그럴 거 같아’ 해서 그렇게 된 적도 많다. 내가 그렇게 믿고 하면 그렇게 되더라”


- 콘서트때는 잘 될 줄 몰랐다고 하지 않았나?


정일훈 “거짓말쟁이네. 성재가 허언증이 있다”

육성재 “그건 아이돌 멘트였다”

이창섭 “나는 아직도 신기하다. 우리가 활동이 끝나가는 데 우리곡이 차트에 올라와있는걸 보면 묘하다”

정일훈 “근데 회장님이 말씀을 남긴 게 있다. 앨범이 공개되기 전에 이건 무조건 대박날거라고 계속 그랬다”

육성재 “우리가 가장 놀란 게 5주년 이벤트로 팬들이 데뷔곡을 순위권에 차트에 진입을 시켜줬다. 새벽에 20위정도 까지 올라갔었다. 그 곡이 차트에 한 번도 진입한 적이 없는 곡이다. 그만큼 팬들이 많이 늘었고 응집력도 늘어났다는 게 느껴졌다”

서은광 “또 지금 순위권에 있으려면 팬만으로는 안 되지 않나. 대중들의 관심도도 올라간 거 같다. 이제 다음 활동 때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사실 활동을 더 길게 하면 더 좋은 성적도 노려볼만 하다.


육성재 “요즘 TV 매체가 너무 급격하게 바뀌어서, 상황이 그렇다”

임현식 “또 일정이 잡혀있다”

정일훈 “이 다음 일본 활동이 잡혀있다. 상황적으로 어쩔 수가 없었다. 근데 사실 결방이 좀 잦아서... 하하. 그거는 좀 아쉬운데 3주정도면 보여주려던 걸 보여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현식 “지금 대통령이 없는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다. 하하하”


- 일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정일훈 “일본에서는 항상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로 활동을 하는 게 주효한 거 같다”

서은광 “통역 없이 직접 일본어로 활동을 하는 게 어필이 된 것 같다”


- 멤버들이 다 일본어를 하나?


서은광 “아니 그건 아니다”

- 뭔가 그게?


서은광 “성재와 민혁, 일훈이 주력이다”

정일훈 “성재가 일본어를 배운 것에 비해 유창하게 했다. 근데 갈수록 야매가 되는 느낌이다. 나머지 멤버도 점점 늘고 있다”

- 촉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닌가?


정일훈 “어떤 촉이 좋은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대본 보는 감은 있는 거 같다”

-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이 갑자기 신인(하이라이트)으로 데뷔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민혁 “같이 인증샷 찍어도 되나? 큐브에 허락을 받아야하나?”

육성재 “나는 항상 옛날에도 그랬는데 온라인 친구 느낌이다. 그 형들은 직접 만나면 좀 어색하고 헤드셋 안에서 만나면 친숙하고 그랬다”

정일훈 “형들은 그냥 형들이다”

서은광 “우리는 그냥 응원하는 마음이다”

이민혁 “첫 방주에 내가 방송사 미팅이 있어서 녹화하고 나오는데 우연히 (하이라이트)형들을 단체로 만났다. 나를 보고 ‘너 뭐야 스파이로 왔냐? 경계하러 왔냐?’라고 하더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이제 우리는 적’이라고 그러더라. 그만큼 가까운 형들이라 응원한다”

육성재 “이걸(‘이제 우리는 적’ 발언) 누가 말했다고 꼭 적어달라. 우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민혁 “뒤에 이게 중요하다. ‘우린 항상 서로를 응원한다’”

멤버들 “‘(‘적’ 발언을)누가 말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놀랐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라고 써 달라”

이민혁 “‘이제 우린 적’은 윤두준이 말했다”

정일훈 “형들은 진짜 그냥 형들이다. 성격도 잘 맞는다. 동네 형 같고 그런다”

육성재 “두준이 형과는 게임도 많이 하고 그런다”


- 그럼 (하이라이트가) 이제 선배라고 하나?


정일훈 “그런 장난은 칠 수 있다. 근데 누가 선배냐 따지고 들어가면 형들이 선배다. 사실 선배 느낌이 아니라 진짜 형 느낌이다”

육성재 “그 형들은 랜선친구 느낌이다. 컴퓨터 게임하면 진짜 친한 거 같은데 막상 실제로 보면 ‘아 예’라고 그런다. 하하”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육성재 “우리는 ‘Movie’로 활동해서 또 다른 스펙트럼 보여준 거 같아 만족한다. 앞으로 보여줄게 또 한참 많다. 멤버 개개인 매력도 정말 많다. 나는 이제 많이 보여준 거 같지만 (비투비는)양파같은 팀이다. 앞으로 더 발전하고, 내가 팬들에게 항상 말하는 게 있는데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 거다”

정일훈 “요새 계속 길몽을 꾸고 있다”

육성재 “올해는 비투비를 만날 수 있을 시간이 많을 거라고 얘기해두고 싶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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