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1루 롯데 이대호가 좌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롯데의 행보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20일 사직 두산전부터 26일 고척 넥센전까진 또 다시 6연패에 빠졌고, 팀 순위도 8위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에 당한 3패는 2점차 이내의 석패였다. 결정적인 순간 고비를 넘지 못했다. 특히 2-3으로 패한 26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2삼진)로 침묵한 것은 이대호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시련이었을 터다.
그러나 역시 이대호는 ‘자이언츠의 심장’이었다. 그의 맹타는 팀의 6연패에 성난 팬심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27일 고척 넥센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0으로 앞선 1회 1사 1루에서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을 상대로 2점홈런(11호)을 쏘아 올리며 침묵에서 깨어났다. 스트라이크존 몸쪽에 형성된 시속 135㎞ 직구를 시원하게 잡아당겨 그려낸 아치였다.
팀이 3-4로 역전을 허용한 6회에도 이대호의 진가가 나왔다. 1사 1·3루에서 신재영의 5구째 슬라이더(시속 125㎞)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12호)으로 연결했다. 볼카운트 3B 1S에서 한가운데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에 3루측 관중석에 자리 잡은 롯데 팬들은 열광했다. 2일 사직 KIA전부터 26일까지 단 하나의 홈런도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대호에게 홈런으로 만들어낸 결승타의 의미는 엄청났다.
그는 경기 후 “최근에 공이 배트 중심에 맞고 있었지만, 뜨는 타구가 없었는다. 다행히 오늘은 타이밍이 좋았고, 공도 잘 떴다”고 돌아봤다.
이대호는 팀이 연패를 끊은 것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연패를 끊어 다행”이라며 “다시 홈으로 돌아가서 6연전을 시작하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홈팬들께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큰 짐을 덜어낸 이대호의 표정에 미소가 묻어났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