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형사’, 막강 경쟁작들 공세에 진퇴양난

입력 2019-01-1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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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나쁜형사’. 사진제공|MBC

MBC 드라마 ‘나쁜형사’가 흔들린다.

방송 초반 시도한 과감함이 사리지고, 개연성 없는 반전만 남았다. “이런 장르 드라마는 처음”이라고 환영하던 시청자의 반응도 처음 같지 않다.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는 내용, 새롭게 투입된 경쟁 드라마의 상승세 속에 시청률도 반 토막 났다. 10.6%(닐슨코리아)를 돌파했던 초반과 달리, 가장 최근 방송인 8일 시청률은 5.9%까지 떨어졌다.

‘나쁜형사’는 영국 BBC 드라마 ‘루터’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국내에도 팬층이 탄탄한 원작을 가져와 화제를 모았다. 배우 신하균이 전면에 나서 기대를 높이는 동시에 이설, 김건우 등 신예를 주인공으로 기용해 신선함도 담았다. 지상파 드라마로는 9년 만에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시도한 파격 행보도 주목을 받았다.

출발은 여러 모로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다웠다. 드라마가 시작하고 4회까지 이런 기세는 계속됐다. 악역이 죽음 직전에 이르고, 사이코패스로 설정된 여주인공이 독특한 매력을 발휘하면서 반전을 거듭했다. 거침없이 진행되는 ‘나쁜형사’의 이야기 전개에도 호평이 따랐다.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첫 방송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스토리는 ‘갈 길’을 잃고 있다. 극 중 악인은 불 속에서도 살아나왔고, 그런 연쇄살인마를 앞에 둔 경찰의 작전은 허술했다. 허점 많은 상태로 사건을 진행하다 보니 캐릭터들도 조금씩 힘을 잃었다. 극중 우태석(신하균), 은선재(이설), 장형민(김건우)이 서로 쫓고 쫓기는 과정이 지루하게 반복되고 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곳 없다. 신하균의 감정 연기는 정점에 달했고, 신인인 이설과 김건우도 드라마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악역으로 변신한 박호산의 연기도 신하균과 팽팽한 긴장감을 이룬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스토리가 갈피를 잃으니 배우들의 호연은 하나로 뭉쳐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돼 뒤늦게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경쟁 드라마들의 상승세도 ‘나쁜형사’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나란히 방송을 시작한 tvN ‘왕이 된 남자’과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이 화제몰이를 하면서 ‘나쁜형사’는 시청률 하락세에 직면했다. ‘나쁜형사’가 위기를 딛고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3주 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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